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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수문 열면 집도 빨려간다…의암댐 수초섬 작업 상식밖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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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6일 오전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뒤집힌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급류를 타고 수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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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는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댐이 수문을 활짝 열어 물이 쏟아지고 있는데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사고 당시인 지난 6일 오전 선박들은 폭 13m, 높이 14m의 의암댐 6번 수문을 통해 그대로 빨려들어가 하류로 휩쓸렸다.

당시 의암댐은 수문 14개 중 9개를 10여m 높이로 열고 초당 1만t의 물을 하류로 방류 중이어서 의암호 전체의 유속이 몹시 빠르고 세차게 흘러간 상황이었다. 의암댐 상류에 자리한 춘천댐과 소양강댐도 수문을 활짝 열고 총 7000여t의 물을 매초 마다 쏟아내고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식 밖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최석범 수자원기술사는 “댐 방류 시 상류나 발전취수구 인근에는 유속이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에 항상 위험을 막기 위해 접근 금지선을 설치하는데 선박이 거기까지 접근한 것은 엄청나게 위험한 행동”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또 “의암댐은 물론 상류의 댐까지 수문을 열었으면 빨려들어갈 위험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데 거기서 작업을 했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도 “댐 수문을 열면 컨테이너는 물론 웬만한 집도 빨려들어갈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작업 지시를 내렸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무리한 작업이었다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기사에 “그깟 수초섬이 뭐라고 생떼 같은 아까운 목숨들이 희생되어야하나? 폭우로 댐 수문 열었는데 물에 들어가라는 작업지시 내린 사람 제정신 아니다. 이건 인재라고 본다”, “이런 폭우에 그깟 수초섬 구조는 왜 하며, 신고는 왜 하나”, “구조물이 뭐라고 안전 무시하고 투입시키나. 저런 구조물이야 다시 만들면 그만이지. 사람 목숨 6명보다 저 구조물이 중요한건 아닌데” 등의 댓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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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의암댐 하류인 강원 춘천시 남면 서천리 경강교 인근 긴급구조본부를 찾아 소방본부장으로부터 사고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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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사고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도 댐이 방류 중인데도 경찰정이 인공수초섬을 고정하려다가 침몰한 데 대해 “그땐 떠내려가게 둬야지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니냐. 너무 기가 막힌다”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창피스러운 일”이라며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최대한 신속하게 실종자를 구조하라”고 했다. 아울러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실종자 가족은 정부의 수색 작업을 두고 “총리님 가족이 실종됐으면 이렇게 할 수 있느냐”며 “세월호를 조사할 때처럼 시간 스케줄대로 명백하게 가감 없이 밝혀 달라”는 항의를 했다. 이들은 “녹을 먹는다는 분들이 부끄럽지도 않으냐. 부끄러운 나라”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앞서 6일 오전 11시30분께 급류에 떠내려가는 하트 모양의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행정선(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의암댐에서 전복돼 8명 중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수색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헬기 10대와 보트 27대, 소방·경찰·장병·공무원 등 인력 1386명 등을 동원해 남은 실종자 5명 구조 수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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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에서 일어난 선박 사고는 지난 6월 의암호 수질 개선을 위해 설치된 인공 수초섬을 고박하기 위해 작업하다 난 사고다. 사진은 지난 6월 3일 제작 중인 하트 모양의 인공수초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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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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