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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급등에 서울아파트 절반은 가입 못하는 주택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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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머니투데이

최근 수년간 집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아파트 소유자의 절반은 주택연금에 가입 못 할 처지에 놓였다. 주택연금 가입 기준이 집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 채 12년째 유지되면서다. '부자혜택' 논란으로 가입기준 상향은 계속 무산돼 왔다. 정부와 여당은 다시 기준상향을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한다.

6일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1812만원이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이는 곧 서울 아파트 소유자의 절반은 주택연금 가입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주택연금 가입 기준이 시가 9억원 이하로 묶여있는 까닭이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인 사람이 자기가 사는 집을 담보로 맡기면 국가가 평생 연금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노후 생활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복지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가령 60세에 시가 5억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종신 지급형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그 집에 계속 살면서 매달 103만9650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집값이 7억원인 60세 가입자는 한달에 145만5510원을 받는다.

주택연금은 2008년 10월부터 가입 기준 시가가 9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가 소득세법상 '고가주택'의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인 이후 12년째 이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당시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4억8084만원이었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2배 가까이(91%) 오르면서 '시가 9억원'인 현행 주택연금 가입 기준선은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제 9억원은 '고가'가 아니라 '중간가격'이라는 것이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자산가치가 높아졌다고는 하나 가진 건 집 한 채 뿐이고 현금도 부족한 노령층을 위해 주택연금 가입 기준 집값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그동안 정부가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8월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해 '9억원 이하 주택가격 한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현되진 않았다. 정부 기관인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공적보증상품인데 '부자'에게까지 정부 지원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가 발목을 잡았다. '비싼 집 팔고 싼 집으로 이사를 가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게 대표적인 반론이었다.

금융위는 '한도 폐지' 대신 '시가'를 '공시가격'으로 바꾸는 대안을 지난해 다시 들고 나왔다. 주택가격 기준이 공시가격으로 바뀌면 시가 약 13억원 짜리 주택까지도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도 못했다.

금융당국과 주택연금 주무기관인 주택금융공사는 21대 국회에서 다시 법 통과를 시도할 방침이다. 이정환 주금공 사장은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잘 사는 사람에게 주택연금을 왜 해주냐'는 의견이 있지만 노후생활에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한 이들이 있고, 기금 건전성을 확보해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며 "법안 통과를 위해 국회를 더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키'는 국회가 쥐고 있는데 여야 모두 반대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안과 같은 '한국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야당에선 한 발 더 나갔다. 아예 주택가격 한도를 폐지하는 같은법 개정안을 박성중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내놓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에서 시가 9억원 짜리 아파트는 더 이상 고가주택이 아닌 시대가 됐는데도, 12년 전 만들어진 고가주택 기준을 주택연금 가입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실화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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