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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7년만에 인구 14명 늘었다” 기업유치 소매 걷은 서천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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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이룬 인접 군산 등 영향으로 위축

산업단지 만들고 기업유치 성공으로 반전

충남 서천군이 7년 만에 인구가 14명이 증가하자 반색하고 있다. 전국의 일부 군 단위 지자체는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단 한 명의 인구 증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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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제련소의 옛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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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16만 넘던 인구가 3분의 1토막



6일 서천군에 따르면 서천군 인구는 지난 7월 말 5만2223명으로 6월 말(5만2209명)보다 14명 늘었다. 서천군은 1966년 인구가 16만1159명을 기록할 정도로 한때 규모가 큰 군(郡) 단위 지역이었다.

1936년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장항제련소를 중심으로 산업도시 면모도 갖췄다. 전국 각지에서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면서 서천군 장항읍은 도시를 형성했다. 장항제련소는 조선제련주식회사로 창립돼 원산 흥남 제련소와 함께 동 제련(구리) 생산시설로 활용됐다. 해방 이후에는 국영기업체가 운영하다 지금은 LG산전 소유다. 장항제련소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산업화를 대변하는 명물이었다.

하지만 공해 등의 문제로 1989년 용광로가 폐쇄됐다. 지금은 제련소의 상징인 굴뚝만이 옛 영화를 간직하고 있다. 장항제련소가 문을 닫은 이후 서천군은 급속히 쇠퇴했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80년대만 해도 장항제련소에서 세금을 내야 군청 직원 월급을 줄 정도였다”며 “당시 장항제련소에서 납부한 한해 3~5억원의 세금은 지역경제에 큰 버팀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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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송림삼림욕장과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장항스카이워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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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장항제련소 폐쇄 이후 내리막



장항제련소 이후 서천군 인구는 매월 수백명씩 꾸준히 줄었다. 1989년 이후 월별로 인구가 증가한 시기는 지난 7월과 2013년 5월 등 2번뿐이라고 한다. 2013년 5월 서천군 인구는 5만8690명으로 전달보다 33명 증가한 이후 다시 내리막을 탔다. 노박래 군수는 “출생자는 매월 10명 안팎인데 사망자는 이보다 3~4배 많은 데다 타 지역으로 전출자도 많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장항국가산업단지가 1989년 노태우 정부 때 지정만 된 채 18년 동안 시간만 끌다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장항앞바다를 메워 산업단지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2007년 노무현 정부가 백지화했다. 반면 서천과 동시에 지정된 인근 전북 군산국가산업단지는 당초 계획대로 개발됐다. 서천군 관계자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서천과 마주 보고 있는 군산이 급속한 산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서천군 인구는 군산으로 빠져나가는 등 지역 경제는 더욱 위축됐다”고 말했다.

서천군도 위축된 지역을 살리기 위해 기업 유치에 나섰다. 2016년 마서면 옥분리 일대에 275만㎡ 규모로 산업단지(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를 만들었다. 이 산업단지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분양가다. 3.3㎡당 37만원대로 국내 최저 수준이다. 이곳에는 현재 화장품 원료 생산업체와 식품업체 등 4개 기업이 입주했다. 입주 업체 종사자는 약 200여명이다. 기업 입주와 함께 350여 가구의 아파트 단지도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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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열린 충남 서천군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드론공장 착공식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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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래 군수 "경제 살리기는 기업유치가 최선"



서천군은 “기업 입주와 동시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기업체 종사원 등이 지역에 정착하고 있다”며 “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은 기업유치가 최선의 방안이며, 주민등록 옮기기 등 인위적 인구늘리기 정책은 자제할 방침”이라고 했다. 서천군은 이곳에 30여개 기업을 더 유치할 예정이다.

서천군은 관광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시티투어 등으로 연간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영화 ‘JSA’ 촬영지로 알려진 신성리 갈대밭, 장항 스카이 워크, 국립생태원, 서천읍 수산물시장 등을 중심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노박래 군수는 “관광이 활성화하면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생기고, 인구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천=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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