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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우에 곳곳서 사건사고…그 속엔 인재도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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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차도 3명 참변, 담당자도 매뉴얼 몰라

청주-강원 등 전국서 상습침수…대비책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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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인근 초량 제1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2020.7.24/뉴스1 © News1 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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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침수가 수시로 반복되면 인재(人災) 아닌가요?"

올해 한반도를 덮친 물폭탄으로 전국 각지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천재지변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일부 사건사고를 살펴보면 '인재'도 한 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국적으로 '상습침수지역'은 비가 조금이라도 많이 올 때마다 2~3년 전의 물난리가 고스란히 되풀이하고 있고, 당시 만들었던 매뉴얼, 대응 방안 역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서울·경기 등 중부지방은 지난 6월24일부터 이날까지 44일째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역대 네 번째로 긴 기간이다.

이 밖에도 제주 지역은 6월10일부터 7월28일까지 49일째 장마가 이어져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고 남부지방은 6월24일부터 7월31일까지 38일간 장마가 지속됐다.

도시와 농촌, 바다 등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역대급' 장마가 이어지면서 한반도에도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기록적인 폭우로 전날 오후 기준 전국의 집중호우 관련 이재민은 2161명(1253세대)에, 도로와 교량, 주택, 비닐하우스 등 시설피해도 6123건에 달했다. 인명피해는 사망 18명, 실종 15명, 부상 7명이다.

특히 지난달 23일 총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부산 동구 초량동 제1지하차도는 대표적인 인재란 비판을 받고 있다.

시간당 최대 80㎜의 물폭탄이 쏟아졌던 지난달 23일 제1지하차도 175m 구간은 순식간에 침수됐다.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 6대에 타고 있던 시민 9명이 성인 키를 훌쩍 넘기는 2.5m 높이의 물에 고립됐고 끝내 3명이 숨졌다.

하지만, 사고 당일 오후 8시를 기해 기상청이 호우경보를 발효했지만, 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통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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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충남 천안시 수신면 장산리에서 어제 내린 폭우로 인해 비닐하우스 침수 피해를 입은 농민이 수해를 입은 농작물을 바라보고 있다. 2020.8.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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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행정안전부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이날 제1하차도를 포함해 침수 우려가 있는 부산 시내 지하차도 29곳 중 단 한 곳도 사전에 통제되지 않았다. 아울러 20톤(t) 용량의 배수펌프 3대도 폭우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관할인 부산 동구는 구·군별 지하차도 관리 매뉴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다. 이에 책임을 묻는 유가족과 정치권의 목소리에 더해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24일 침수피해로 주택 70채가 물에 잠긴 경북 영덕 오포리는 2018년부터 3년 연속으로 수해를 입었다. 이곳에선 군에서 준비한 배수펌프가 제때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최대 250㎜의 폭우가 쏟아진 충남 아산에서도 3명이 숨졌는데 이 역시 인재란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을 보인다.

마을 주민들은 "원래 물길이었던 곳을 논밭이나 건물로 메워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나마 있던 배수로가 역할을 하지 못해 노인들이 나섰다가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는데 사실상 예견된 참사"라고 한숨을 지었다.

농경지 역시 매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폭우로 인해 충주댐 방류가 진행되면서 강원 원주시 남한강변 일대 농경지가 침수피해를 보자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곳 주민은 "상습침수구역인 데다 수변구역이라서 개발도 못 한다. 아무런 비전이 없다"고 토로했다.

시에서 140억원을 들여 대형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했지만 무용지물이 된 청주시도 비판을 받고 있다. 청주시는 '상습 침수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물탱크 시설을 만들었지만 관리 허술이 문제였다. 빗물받이 안에는 온갖 쓰레기는 물론 흙더미에 잡초까지 자라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공무원들의 안일한 자세와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시스템에 대한 재정비가 이뤄지지 않는 한 이같은 사고는 매번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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