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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중국 앱' 고사작전… "앱스토어에서 빼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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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위챗에서 공격대상 확대… 중국판 트위터·멜론도 제재할 듯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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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미국 내 중국 IT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퇴출을 선언했다. 중국 대표 기업 화웨이·ZTE·틱톡 등에만 국한되던 미국의 전선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 시각)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애플리케이션(앱)이 미국 앱스토어에서 삭제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했다. 미국의 애플·안드로이드 앱스토어 등에서 중국 앱을 아예 다운로드 못 하게 하자는 뜻이다. 사상 처음으로 세계적 인기를 얻은 중국의 소셜미디어 앱인 틱톡과, 중국 국민 메신저 앱인 위챗 등에서 공격 대상을 넓힌 것이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QQ뮤직(중국판 멜론), 메이투(사진 보정 앱) 등이 미국의 다음 타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는 이날 중국 스마트폰에 미국산 앱의 사전 설치와 다운로드를 봉쇄하고, 미국 기업의 정보가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수집·저장되는 것을 막고, 미국 중심의 해저 케이블 사업에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이 계획들을 한데 묶어 '청정망(clean network)' 캠페인으로 이름을 붙였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때리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도 중국을 제압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5일 틱톡과 유사한 짧은 동영상 공유 앱인 '릴스'를 미국·일본 등 50여 나라에서 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틱톡의 유명 크리에이터(콘텐츠 생산자)들에게 릴스로 넘어오는 조건으로 수십만달러를 지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중국 IT 제재는 10여 년 전 중국 정부가 미국 인터넷 기업들을 자국에서 쫓아내던 때를 연상케 한다. 중국은 2003년부터 홍콩을 제외한 본토에서 만리방화벽(중국의 인터넷 검열 차단 시스템)을 세워 구글·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 등의 접속을 차단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모바일 시장을 겨냥했던 미국 기업들은 이 때문에 2010년 전후 대부분 중국에서 사업을 접어야 했다. 대신 중국의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성장했다. 바이두는 '중국판 구글'로, 텐센트의 웨이보는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며 중국 거대 시장을 먹었다. 당시 중국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법률과 제도에 적응 못 했기 때문에 중국에서 못 버틴 것"이라고 했는데, 미국은 최근 "중국 IT 기업들이 미국인 개인 정보를 중국에 전송하려 한다"는 이유로 중국 업체들을 공격하고 있다.

미국의 전방위 공격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확전을 꺼리는 측면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복 카드가 될 만한 것을 10여 년 전에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달 자국 내 애플 스토어의 미국 게임 앱을 일부 삭제하는 조치를 내놓은 이후 별다른 추가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여전히 미국 앱의 사용이 가능한 홍콩에 만리방화벽을 더 쌓는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수세에 몰린 중국의 선택은 미국과의 확전을 막는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은 5일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과 소위 외교전을 벌일 의도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했다. 레드라인(금지선)을 그어 싸움을 피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막자고도 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압박 때처럼 다른 나라들에도 반중(反中) IT 전선 동참을 종용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는 이날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이 자유를 약화하고 우리 사회가 구축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해온 규칙 기반의 질서를 전복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 대(對) 자유 진영' 간 대결 구도를 부각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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