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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자기 지지율 관리 급급한 여당 대표,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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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인터뷰 ②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이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출마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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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표가 다음 정치적 스텝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라면, 자기 지지율 관리에 급급하다면, 대표로서 한계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8ㆍ29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자신이 적임자라는 말을 이렇게 대신했다. 당 대표에 취임하자마자 시선이 대선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이낙연 민주당 의원과 자신을 차별화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사표를 내면서 "대표가 되면 대권 꿈을 접겠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3일 한국일보와 만난 김 전 의원은 '선명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의 부동산 입법 독주 논란에 대해선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임계점에 이르러 속전속결 해야 했다”고 당위를 강조했다. 민주당의 청년ㆍ젠더 문제 감수성에 대해선 “우리 당이 현실을 많이 못 따라간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전국을 돌며 간담회를 했는데.

“힘 없는 사람들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우리 당의 존재 이유다. 그분들이 아파하는 게 뭔지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해 정책에 반영하는 게 집권여당의 임무다.”

한국일보

김부겸 전 의원이 6일 전북 전주시를 찾아 전북도의회 출입기자들에게 현안에 대해 답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 앞서 전국을 돌며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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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보궐선거에서 부산ㆍ서울시장 후보 공천 여부를 당원 결정에 맡기자고 했는데.

“당원들이 민심을 가장 잘 읽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보궐선거를 하게 된 데 대한 국민적 비판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권자 1,200만명이 참여하는 선거를 외면할 수는 없다. 정치는 현실이다. 명분만 내세울 수 없다. 결국 공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텐데, 누군가는 국민에게 설명하고 석고대죄라도 해서 우리 입장을 설득해야 한다. 당 대표 이후의 '다음 정치적 스텝'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있을 때 당 대표로서 어떻게 할 건가.

“당을 확실하게 보호하겠다. 누군가는 다음 대선 일정을 의식하지 않고 차분하게 방패 역할을 해야 한다.”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에서 부동산ㆍ공수처법을 지나치게 몰아친 건 아닌가.

“부동산 입법은 불가피한 정치적 결단이었다. 토론과 타협 의지가 없는 야당과의 정치공방으로 시간을 보냈다면, 또 타이밍을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 주거 안정권이다. 시간이 지나면 정부ㆍ여당의 부동산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이 드러날 것이다. 그 내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미래통합당이 시비를 거는 건 옳지 않다.”

-당 대표가 되면 통합당과 어떻게 협치할 것인가.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문을 활짝 열겠다. 통합당은 우리를 비판만 하지 말고 뭘 하고 싶은지 국회에서 입장을 명확히 해주면 고맙겠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이 다수 정당과 소수 정당을 명확히 구분해 준 이유는 '다수당이 책임지고 할 일을 하라'는 것이다. 야당도 그걸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실리를 얻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소수 야당이 현실적 힘의 한계 자체를 부인하면 어떻게 협치를 하나. 야당이 협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총선 이후 대통령 지지도가 내림세다. 왜일까.

“청년 취업, 부동산, 젠더 이슈 등이 큰 영향을 줬다. 무엇보다 국민이 코로나19에 지쳐 있는 듯하다. 방역 성공 국면까지는 우리 당을 격려해줬지만, 이후엔 민생경제가 어려워졌다. 특히 취약계층 삶을 지탱해 줄 구체적 정책이 긴급재난지원금 외에는 없었다. 민생과 직결된 개혁 과제는 야당의 비협조를 돌파해 강제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도 자기 지지율 관리하는 데 급급한 대선주자 당 대표는 한계가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다주택 보유 문제를 어떻게 보나.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 회복이다.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는 솔선수범 해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총선 공천 신청 때 서약한 대로, 앞으로 서너달 안에 실거주 주택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해야 한다. 빠르게 처분해야 시장에 빨리 신호를 줄 수 있다. 정치인은 국민의 눈을 두려워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 때 ‘가짜뉴스 때문’이라는 여권의 해명이 논란을 키웠다.

“176석의 거대 집권여당이 그래서 조심스러운 거다. 말 한마디도 받아들이는 상대방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앞으로 더 조심하겠다.”

-소수자 목소리를 정책에 더 반영할 방안은.

“활발한 소통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당내 소통은 보여주기식 이벤트인 경우가 많았다. 청년, 여성들과 현장에서 툭 터놓고 자주 만나겠다. 당 내부에서 젊은 친구들을 훈련해 정치에 일찍 뛰어들게 하고 공직 후보자로 나가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최근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이야기를 꺼냈는데.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는 동지적 관계다. 지지자의 70%가 겹치는 사실상 ‘두 지붕 한 가족’이다. 총선 앙금이 가라앉는 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간극을 좁혀가면서 조만간 통합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본다.”
한국일보

김부겸(왼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입법공청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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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박주민 의원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것은 우리 당의 자부심이다. 내게도 민주화 정통성이 있다. 박정희ㆍ전두환ㆍ노태우 군사정부에서 감옥을 세 번이나 갔다 왔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다는 것이다.”

-당권 주자 3인 중 현안마다 가장 선명한 목소리를 내는데.

“단호하고 불 같은 성격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할 때도 미적거리지 않았다. 민주당 험지인 대구에서 계속 총선을 치르다 보니 전투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항상 조심하고, 상대편 입장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당을 이끌게 되면 그런 유보적인 태도로는 안 될 거라는 충고를 깊이 새겼다."

-‘김부겸의 정치’란 무엇인가.

“쓰임새가 있는 곳에서 책임을 지는 정치가 김부겸의 정치다.”

-꿈꾸는 국가 비전은.

“지금 시대 정신은 양극화 해소다. 가난하고 힘든 이웃들은 세상에 대한 희망이 없다. 자식들은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없다. 촘촘한 사회안전망, 국가 복지체계를 통해 이 분들을 밀어 올려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절망에 빠진 국민들 숫자가 많아지는 것은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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