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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돌고 도는 유동성…"경기민감株 반짝해도 결국은 성장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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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비중 높은 韓·대만·나스닥 가파른 상승세

‘2분기 실적 바닥론’ 기우로…절반 이상 부합

경기민감주 단기 반짝, 투자 메리트는 성장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연일 연중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진작에 회복했고 지난 2018년 기록한 전고점까지도 경신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은 아직 회복전인데 이처럼 증시가 고공비행하는 것은 결국 유동성의 힘이다. 적극적인 통화·재정 정책으로 인해 시중에 풀린 돈들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달러 약세에 신흥국, 그중에서 IT 섹터 비중이 높은 대만과 한국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덕분에 반등장에서 소외됐던 경기 민감주까지 유동성의 힘으로 회복되고 있다. 시장 스타일에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닌지, 새로운 주도주는 무엇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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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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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오른 韓증시, 펀더멘탈도 “바닥 아냐”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0.75포인트(1.33%) 오른 2342.61에 마감했다. 연 최고점을 경신한 데 이어 종가 기준 2018년 9월 29일(2343.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역시 6.84포인트(0.81%) 오른 854.12에 마감해 2018년 6월 25일(866.22)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한국 증시의 상승세는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연말 대비 8월 5일 기준 코스피는 5.20%, 코스닥은 26.49% 상승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같은 기간 -4.68%로 뒷걸음질쳤고, 일본 니케이225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4.83%, -10.95%로 작년 말 수준에 아직 한참 못 미친다. 대만 가권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가 각각 6.71%, 22.58% 상승해 국내 코스피, 코스닥 상승세와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지난 3월부터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의 수급은 여전하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최고치인 14조원대에 머무는 등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도 늘어났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50조원에 달한다. 지난달 말부터는 달러 약세로 인해 외국인도 순매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8일 1조3113억원을 사들이는가 하면 그 이후에도 삼성전자(005930)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이어오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란 지적도 있지만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펀더멘털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상장사들의 실적이 ‘바닥’일 것이란 전망도 압도적이었으나 기우였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111사 가운데 절반 이상인 64사가 시장 전망치(증권사 3곳 이상)에 부합하거나 그보다 나은 이익을 냈다. 이 중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도 46사였다. 비대면 대장주인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는 물론 증권사, 2차 전지 업체 등도 좋은 성적을 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의 피해 규모보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 기회를 찾은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더 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가 바꾼 패러다임, 그래도 성장주

그동안 상승장을 이끈 것은 코로나19로 주목 받은 바이오·제약과 IT S/W, 필수소비재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40위 밖이었던 진단키트 업체 씨젠(096530)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총 2위로 올라왔고, NAVER와 카카오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오히려 삼성전자(005930) 등 대형주들이 상대적으로 미진한 회복세를 보여줬다.

최근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비철금속, 기계, 화학, 철강 등 경기민감 섹터의 상대적 강세도 주목 받고 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내구재 소비가 예상 보다 빠르게 살아나면서 비대면 환경 도래에 따른 IT 기기 및 자동차 수요가 일부분 확대됐다”면서 “IT, 자동차 수출 증가로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는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모멘텀이 다시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업종 내에서도 특정 종목 쏠림 심화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정책 기대감, 저렴한 가격, 경제 활동 기대감으로 경기 민감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IT S/W, 헬스케어,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당분간 이어질 풍부한 유동성과 점진적인 경제 회복 국면 등이 이유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빅테크를 예로 들었다. 이 연구원은 “테슬라와 아마존은 실적 발표 이후 변화를 포함해 최근 1개월 간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이 각각 64.5%, 30.7% 상향 조정됐다”면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시장의 눈높이를 한 단계 높이는 등 주도주의 선전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말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유입은 시장 발전에 긍정적이나 주식 시장이 과열됐을 때 더욱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기존 주도주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 두달 간 오히려 상향 조정되는 등 투자 장점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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