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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베이루트 방문한 마크롱, 시민들 "정권 몰락 도와달라"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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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현장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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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폭발 현장을 방문하자 시민들이 떼로 몰려들어 "혁명"과 "정권 교체" 구호를 외쳤다. 가뜩이나 실업 증가와 높은 물가 등 경제 파탄으로 정부의 무능에 실망한 레바논 국민들은 이번 폭발 참사로 분노하고 있다.

6일 로이터통신과 CNN에 따르면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폭발사고로 발생한 이재민 구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레바논을 방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폭발사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차원에서 검은 넥타이를 매고 경호원을 대동한 채 베이루트 거리를 걸었다.

주변 시민들은 마크롱 대통령을 알아보고 "국민은 정권의 몰락을 원한다"고 외쳤다. 한 남성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우리는 프랑스의 원조금이 부패한 지도자가 아닌 레바논의 국민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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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의 한 시민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손을 잡고 호소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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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람은 "미셸 아운(레바논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라며 마크롱 대통령에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군중 속에서 간간히 "그들은 테러리스트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신들의 분노를 이해한다"며 "나는 정권에 빈 수표를 제시하러 온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 얼굴에서 느껴지는 감정, 슬픔과 고통이 보인다. 이것이 내가 여기 온 이유"라며 "여기서 필요한 것은 정치적 변화다. 이 폭발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 오후 그들에게 새로운 정치협약을 제안하고 나는 9월1일에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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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 폭발 현장을 둘러보는 마크롱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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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4일 베이루트 항구의 한 창고에서 6년간 보관돼 왔던 질산암모늄 2750톤에 불이 붙으면서 초대형 폭발이 발생했다. 최소 145명이 숨지고 5000여명이 다쳤으며 폭발의 충격파는 반경 약 10km 정도까지 미쳐 주변 건물과 차량이 파손돼 약 30만명의 이재민이 나왔다.

하지만 레바논 당국이 대량의 질산암모늄 적재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현지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당국은 뒤늦게 폭발사고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베이루트 항만 관리들을 모두 가택연금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폭발 원인에 대한 투명한 조사를 약속하며 책임자들을 엄중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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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보관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두차례에 걸쳐 대규모로 폭발하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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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베이루트의 한 시민은 CNN에 "이 사고와 위기에 대해 그들은 20년 동안 얘기만 할 것이다. 수사는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고 결론도 없고 결과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루트대학 겸임교수인 라미 코우리 하버드대 선임연구원은 "정치적 여파가 폭발 자체만큼이나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폭발은 레바논 일부 사람들의 삶을 산산조각 낸 빈약한 통치의 절정이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권이 물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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