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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마의 5회 넘어…우리가 알던 류현진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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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전 5이닝 8K ‘첫 승’

[경향신문]

구속 회복에 체인지업 살아나
무실점으로 2경기 부진 탈출
불펜도 1점차 뒷문 단속 ‘화답’

“더 높은 곳으로 팀 이끌 것”
몬토요 감독도 동료도 ‘만족’

류현진(33·토론토)이 3경기 만에 ‘원래 류현진’으로 돌아왔다. 속구 구속이 빨라졌고 주무기 체인지업이 날카로워졌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이게 바로 우리가 바라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6일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원정 애틀랜타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0으로 앞선 6회 토마스 해치에게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팀이 2-1로 이긴 덕분에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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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부터 힘 있는 투구로 앞선 2경기 부진에 따른 걱정을 날려보냈다. 지난달 31일 워싱턴전에서는 속구 구속이 89마일에서 머물렀지만 이날은 1회부터 91마일(약 146㎞)을 기록하며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날 류현진의 속구 최고구속은 91.5마일(147㎞)에 이르렀다. 선두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1루 견제구로 잡아내는 노련함도 증명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도루하기 힘든 투수다.

속구와 함께 체인지업의 위력도 살아났다. 류현진은 이날 전체 투구수 84개 중 38%인 32개를 던졌다. 애틀랜타는 좌완 류현진을 겨냥해 1~8번타자를 모두 우타자로 배치했지만 류현진의 바깥쪽 체인지업에 연신 헛방망이질만 했다. 32개 중 14개가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이 허용한 유일한 안타가 2회 애덤 듀발에게서 나왔는데,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뺏긴 힘 없는 타구가 3루 깊숙한 쪽을 향하면서 나온 내야 안타였다.

우타자 몸쪽으로 꺾이는 커터도 완벽에 가까웠다. 커터 최고 구속은 87.8마일(141㎞)이 나왔고 이는 지난 등판에 비해 약 3마일이나 빨라진 것이었다. 류현진은 구위가 살아나면서 5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15개 중 8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속구와 체인지업, 커터 모두 지난 경기보다 좋아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속 증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느리다. 더 올라야 한다. 조금씩 힘도 더 붙는 것 같고, 잘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부진이 몸의 이상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19에 따른 비정상적 시즌 준비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류현진이 에이스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토론토 팀 분위기도 살아났다. 당초 토론토의 불펜은 ‘약점’으로 평가됐지만 류현진을 ‘선생님’처럼 따르는 젊은 불펜진이 뒤를 단단히 막았다. 토마스 해치(26), 라이언 보루키(26), 조던 로마노(27) 등 불펜진이 6~8회를 1실점으로 버텼다. 류현진은 “다들 공부하려는 마음가짐이 좋은 선수들이다. 믿음직스럽고 듬직하다”고 말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이제 류현진이 우리 팀을 더욱 높이 끌어올릴 것”이라며 기대했다.

류현진 역시 “3번째만에 첫 승을 했다. 더 일찍 했어야 했는데…”라며 “오늘처럼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침착·정확·효율…“토론토 에이스가 ‘공식’ 도착한 날”

MLB·지역 언론 “기대했던 모습”

경향신문

단정한 머리, 깔끔한 피칭, 기쁨의 공 토론토 구단은 6일 트위터를 통해 이적 후 첫승 달성 공을 들고 서 있는 류현진 사진과 축하 메시지를 게재했다. 토론토 트위터 캡처


“토론토가 왜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했는지 보여줬다.” “토론토가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

류현진(33·토론토)이 6일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시즌 3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라 첫 승리를 따내자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담당하는 여러 매체가 에이스의 복귀를 환영했다. ‘디 어슬레틱’은 ‘류현진이 애틀랜타전 승리로 토론토가 왜 4년 8000만달러를 주고 계약했는지를 떠올리게 했다’고 전했다. 류현진이 앞선 두 번의 등판 부진을 딛고 에이스로서의 자격을 증명했다는 뜻이다. 디 어슬레틱은 ‘머리를 단정히 깎은 류현진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등판 전날 인터뷰에서 머리를 깎은 것에 대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단정하게 했다”고 말했다. 디 어슬레틱은 “진짜 새로운 류현진이 됐다”고 전했다.

MLB.com 역시 “류현진이 공식적으로 (토론토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MLB.com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뛰어났고, 슬라이더가 날카로웠으며, 직구는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이런 모습은 토론토가 지난 비시즌에 류현진과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의 ‘오타와 선’은 토론토의 승리 소식을 전하면서 “에이스 류현진이 동남부에서 호투했다”고 전했다. 미국 서부지역의 LA 다저스에서 보였던 투구를 새 팀 토론토에서도 드디어 보여줬다는 뜻이다. 오타와 선은 “류현진은 침착하고 정확하고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토론토로 이적한 이후 가장 좋은 투구”라며 “안정적이고 완벽한 제구를 갖춘 최고의 모습을 소환해 승리를 이끌었다”며 류현진의 부활을 반겼다.

토론토 ‘스포츠넷’은 “60경기로 치러지는 짧은 시즌 더욱 중요해진 에이스의 역할을 류현진이 해 줬다”고 전했다. 스포츠넷은 내야수 보 비셰트가 “우리는 류현진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가 그 역할을 정확히 해냈다”고 한 말을 전하며 타선이 2점만 내도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 데 대해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현지 중계진도 류현진의 호투를 칭찬하며 경기 중 그 이유를 분석했다. 류현진은 이날 속구 위력이 살아나면서 체인지업을 더욱 효과적으로 던졌다. 중계진은 이 장면에서 “안타를 맞았지만 체인지업이 아주 효과적으로 구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설을 맡은 벅 마르티네스는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던질 때 암 스피드가 빨라졌다. 속구와 더 비슷해졌고, 효과적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토론토 구단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의 첫 승을 축하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첫 승리 공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한글로 ‘블루제이스에서의 첫 승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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