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정책 직접 관련
국토부 공무원 39명이
아파트·오피스텔 52채 보유
문 정부 들어 51% 올라
“4급 이상 공직자 재산실태 조사
부동산투기 근절 확실히 보여야”
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고위공직자 부동산 재산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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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관련 주요 부처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이 국민 평균보다 4배 많고, 이들의 36%가 다주택자라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조사 결과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이 신뢰를 얻기 힘든 근본적인 원인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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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6일 부동산 정책 수립 고위공직자 보유 부동산 분석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을 23번이나 발표해도 집값을 잡지 못하는 배경은 고위공직자의 재산이 국민 평균보다 훨씬 많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이 된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산하기관 포함) 소속 고위공무원 107명 가운데는 부동산 및 금융 정책의 전반을 관장하는 핵심 책임자들이 두루 포함돼 있다. 경실련은 국민 전체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이들의 다수가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상위 1%에 속해 있는데, 과연 이들이 자기 재산 가치를 떨어트리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경실련의 분석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107명 가운데 부동산·금융정책과 직접 관련이 있는 국토부 등 소속 고위공무원이 39명이다. 이들이 보유한 아파트·오피스텔 등 52채의 시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인 2017년 5월에는 1명당 평균 11억3천만원이었다가 2020년 6월에는 17억1천만원으로 5억8천만원(51%) 올랐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고위직 공무원들이 월급은 월급대로 받고 3년간 불로소득 약 6억원을 챙긴 것”이라며 “이 관료들은 23번의 맹탕 대책을 내놓고 결국 정권을 이용해 자신의 집값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 결정자들이 ‘부동산 부자’들로 구성돼 있는 한 정부 정책은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고위공무원들이 강남에 모여 사는데 강남 집값이 떨어질 리 있겠느냐’는 말이 회자된다. “다주택자는 집을 팔고 한채만 남기라”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요구에 일부 고위공직자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머뭇거리는 모습도 정책의 권위를 떨어트린다.
경실련은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부처에는 다주택 보유자나 부동산 부자를 업무에서 제외하는 게 첫번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1급 공무원뿐 아니라 재산신고 대상인 4급 이상 공직자들까지 부동산재산 실태를 조사해 부동산투기 근절 의지를 확실히 보이라고 주문했다.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 13만호 공급대책도 결국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집 가진 사람들만 수혜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급하려는 주택이 서민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비중은 적고 대부분 판매용 아파트라는 이유에서다.
경실련은 “정부는 8·4 공급대책을 철회하고, 대신 공기업의 땅장사·집장사 차원의 공급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며 “후분양제 및 분양원가공개제 등을 도입하라”고 주장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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