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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선 의원 꺾은 노숙인 출신 싱글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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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인권활동가 코리 부시

미 민주당 연방 하원 경선 승

차별 저항 활동 꾸준히 해와

플로이드 사망 이후 힘 받아

[경향신문]

경향신문
한때 노숙인이기도 했던 ‘싱글맘’ 흑인 여성이 미국 민주당의 연방 하원의원 경선에서 ‘10선’의 거물 현역 정치인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변의 주인공은 흑인 인권운동 활동가인 코리 부시(44·사진). 미주리1선거구(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출마한 그가 상대한 거물은 윌리엄 레이시 클레이 의원(64)으로 2001년부터 20년째 이 지역구를 대표하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이곳은 레이시 클레이 의원의 부친인 빌 클레이가 1969년부터 2000년까지 31년 동안 하원의원을 지낸 지역이어서, 이번 경선 결과를 두고 “50년 왕조가 무너졌다”(USA투데이)는 언론의 평가까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주리주 민주당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부시는 48.6%를 득표해 45.5%를 얻은 레이시 클레이 의원을 따돌리고 이 지역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로 선출됐다. 앞선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측됐고 실제 표차도 4600여표에 불과했지만 ‘흙수저’ 부시의 경선 승리는 큰 이변으로 여겨진다.

경쟁상대였던 레이시 클레이 의원 역시 흑인 인권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아버지 시절부터 미 의회 내 흑인 의원모임인 ‘블랙 코커스’ 핵심 멤버로 50년 이상 부자가 활동 중이다.

부시는 두 아이를 둔 싱글맘이다. 아이가 둘인데도 한때 집이 없어 몇 달을 자동차에서 생활했다.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해리스스토주립대를 1년밖에 다니지 못했다. 결혼 후 유치원 보조교사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했지만, 그마저도 2001년 둘째를 임신한 이후 몸이 아파 그만둬야 했다. 아이를 출산했지만 월세를 못 내 집에서 쫓겨나고 남편과도 이혼하게 됐다. 그래도 그는 주저앉지 않고 루터교에서 운영하는 간호학교를 다녔고 간호사 일로 생계를 꾸렸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은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찰이 10대 흑인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이었다. 당시 미 전역으로 확산된 인종차별 저항 시위를 퍼거슨에서 주도적으로 이끈 인물들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부시였다. 이후 미주리주 일대에서 지속된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M)’ 운동의 핵심 지도부로 이름을 알렸다.

부시는 전통적 의미의 정치 기반은 약한 편이다. 첫 출마였던 2016년 연방 상원의원 경선에서는 13%를 얻는 데 그쳤고, 2년 전 하원의원 도전에서는 37%를 득표했다. 하지만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인종차별 저항 시위 열풍과 한결같은 활동을 지지해 준 여론에 힘입어 결국 경선 승리를 따냈다. 이 지역구는 1949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 곳이어서 부시가 ‘하원의원’ 타이틀을 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오는 11월3일 치러지는 선거에서 그가 당선되면 미주리주에서 배출하는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 된다. 2018년 ‘유색인종 20대 여성’으로 뉴욕주 경선에서 10선 의원을 꺾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과도 친분이 두텁다. 오카시오코르테스와 부시의 활약상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2019)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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