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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1만톤 방류’ 댐 수문으로 3척 순식간에 빨려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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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의암호서 행정선·경찰정 등 전복 사고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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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강원 춘천시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뒤집힌 선박(원 안)이 급류를 타고 수문으로 향하고 있다(왼쪽 사진).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현장 긴급구조통제단을 찾아 사고 현황 보고를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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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강해 작업 어렵다고 판단…철수하다 동시에 뒤집혀
실종자 가족 “무리한 업무” 분통…경찰 “경위 조사할 것”
용인에선 매몰 3명 구조…남이섬·자라섬 20년 만에 침수

“이를 어쩝니까. 집중호우로 위험한 상황인데 인공수초섬이 뭐라고 끝까지 잡으려다가 사고를 당했는지, 너무 안타깝습니다.” 6일 선박이 전복되면서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강원 춘천시 의암호 사고 현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동료의 실종 소식을 접한 춘천시청 공무원과 경찰들은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사고는 6일 오전 11시30분쯤 춘천시 서면 의암댐 인근에서 발생했다. 사고 40여분 전인 오전 10시45분 의암호 중도 배터 인근에 있던 인공수초섬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자 이를 고정하기 위해 춘천시청 행정선(환경감시선)과 민간업체 선박이 출동했다. 1차 고박 작업에 실패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3.6t 규모의 경찰정까지 합세해 의암호 스카이워크 인근에서 또다시 인공수초섬을 잡으려 했으나 급류가 워낙 강해 작업을 포기했다. 이들은 오전 11시25분 춘천시청으로부터 철수 명령이 내려진 후 5분 만에 사고를 당했다. 철수 과정에서 선박 3척의 선체 일부가 의암댐 상류 500m 지점에 설치된 와이어(접근 한계선)에 걸리면서 거의 동시에 전복됐다. 사고 직후 선박과 탑승자들은 의암댐 수문을 통해 잇따라 빨려들어가 하류로 휩쓸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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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를 유실 지뢰 탐지 군인들이 6일 침수 피해를 입은 강원 철원군 갈말읍 동막리에서 물에 떠내려왔을지도 모를 지뢰 탐지작업을 하고 있다. 철원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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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벌어진 참사 장면은 인근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포착됐다. 경찰정엔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 소속 이모 경위(55)와 춘천시청 공무원인 이모씨(32) 등 2명이, 춘천시청 행정선엔 안모씨(59) 등 기간제 노동자 5명이, 보트엔 수초관리 민간업체 직원 김모씨(47)가 타고 있었다. 이 중 안씨는 사고 직후 전복된 행정선에 매달려 있다가 선박들이 의암댐 수문으로 휩쓸리기 전에 극적으로 탈출했다. 또 행정선에 타고 있던 곽모씨(68)는 사고 지점에서 13㎞ 하류인 춘성대교 인근에서 민간레저업체에 의해 구조됐다. 곽씨는 구명조끼와 우비를 착용한 덕에 거센 물살을 견뎌낸 뒤 1시간여 만에 구조될 수 있었다.

하지만 기간제 노동자인 이모씨(68)는 이날 낮 12시58분 의암댐에서 20㎞가량 떨어진 남이섬 선착장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이 경위와 민간업체 직원 김씨 등 5명은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의암댐부터 북한강을 따라 가평 청평댐까지 약 50㎞ 구간에서 실종자 구조 작업에 나섰으나 댐 방류로 인해 유속이 빨라진 데다 흙탕물이 흘러 난항을 겪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게릴라성 폭우가 잦은 데다 댐 수문까지 열려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작업을 해야만 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수색작업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날 중부지방에선 의암댐 사고뿐만 아니라 폭우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곳곳에서 속출했다.

오전 9시1분 경기 용인시 한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쏟아져 직원 3명이 매몰됐다가 간신히 구조됐다. 경기 과천시에서는 오전 5시쯤 축대가 무너져 빌라 건물을 덮치는 바람에 주민 19명이 주민센터로 대피했다. 경기 가평군 자라섬과 춘천 남이섬도 20년 만에 침수 피해를 입었다.

충청 지역엔 강풍까지 덮쳤다. 이날 오전 충남 태안군 고남면 가경주항에 정박 중이던 소형 어선 10여척이 강한 바람과 파도를 맞아 뒤집혔고, 안면읍 백사장항 해수욕장에서는 너울성 파도가 캠핑장으로 밀려들어와 야영객들이 긴급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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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체 서울 한강대교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6일 여의도 부근 도로 일부가 침수돼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주요 도로 곳곳에서 심한 교통정체를 빚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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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시는 오전 10시58분을 기해 한강대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하고 11개 한강공원 진입구를 통제했다. 한강 수위를 대표하는 한강대교 지점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9년 만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6일 발생한 의암댐 인명 피해를 제외하고도 17명이 사망했고 10명이 실종됐다. 이재민도 1253가구 2161명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설 피해는 6123건으로 파악됐다.

비는 8일까지 계속된다. 기상청은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서울과 경기도, 강원도에 7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충청도와 전라도, 경북 북부에도 시간당 50~80㎜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다.

최승현·류인하·권순재·김한솔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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