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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차별화로 뜨더니... '가글액' 발언으로 역풍 맞은 오사카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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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연구결과 소개
가글액 품절 대란ㆍ제조업체 주가는 급등
"언론 조명 비해 성과 없자 정치적 무리수"
한국일보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가 4일 가글액의 코로나19 억제 효과를 거론한 뒤 오사카의 한 드럭스토어 매대에 '가글액 품절', '손님 1인당 1개까지' 등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사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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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적극 대응으로 호평받던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일본 오사카부 지사가 "가글액이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연구 내용을 성급하게 공개해 가글액 사재기 등 사회적 혼란과 불안을 부채질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에선 요시무라 지사가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 시장과 기자회견을 가진 4일과 다음날인 5일 이틀간 전국의 약국과 드럭스토어 매장에서 포비돈 요오드가 포함된 가글액 제품이 품절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온라인에서 고가로 판매되는가 하면 일부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요시무라 지사가 회견장에 가지고 나와 사용을 권유했던 바로 그 가글액 제품이었다. 그가 "코로나19 경증환자 41명에게 하루 4회 해당 제품을 사용토록 했더니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률이 현저히 감소한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하는 장면은 TV로 생중계됐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면서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은 연구를 거론한 데 대한 비판이 거셌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이튿날 "현 시점에서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갑상선 기능 장애를 가진 환자나 임산부가 요오드를 과잉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없이 초ㆍ중ㆍ고 휴교와 천 마스크 배포를 결정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요시무라 지사는 이 같은 비판에 "예방 효과가 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감염 확산 방지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글액 권유는 철회하지 않았다.

요시무라 지사는 코로나19 대응에 소극적이던 아베 총리와 대비되면서 주목받아 왔다. 지난 5월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선 코로나19에 가장 잘 대응한 정치인 1위에 선정됐고, 그가 속한 일본유신회는 지역정당의 한계에도 정당 지지율에서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을 앞섰다.

이번 논란을 두고 요시무라 지사가 급상승한 대중적 인기를 과도하게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그는 '오사카모델'이라는 독자적 방역 기준을 제시했지만 최근 오사카부의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명 안팎을 기록하는 등 이미지에 비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는 11월 주민투표에서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를 통합하는 '오사카도 구상' 실현을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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