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1943562 0012020080661943562 01 0101001 6.1.17-RELEASE 1 경향신문 0 false true false false 1596697020000 1596698196000

류호정 “원피스 논란, 평범한 여성들도 겪는 일…‘자기검열’ 하지 않았으면”

글자크기
[경향신문]

경향신문

류호정 정의당 의원|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흔한 원피스에 쏟아진 성희롱, 그렇다고 여성들 ‘자기검열’ 할 필요 없어
·정책에도 관심 가져달라…비동의강간죄·포괄임금제 폐지 준비

“저에게 국회는 일터입니다. 누구나 직장에서 입을 수 있는 원피스였어요. 원피스에 쏟아진 성희롱적 표현은 평범한 여성들도 겪을 수 있는 일들입니다. 그렇다고 여성들이 ‘자기검열’ 하지 않았으면 해요. 자기검열을 할 사람은 성희롱 발언을 한 당사자들입니다.”

‘류호정 원피스’가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의원실에 난데없는 전화 세례가 쏟아진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28)은 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가 지난 4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면서 복장 논란이 불거졌다. ‘예의에 어긋난 복장’이라는 비난과 더불어 소셜미디어 등에는 류 의원을 향한 성희롱 발언들이 난무했다. 류 의원은 “‘그런 차림으로 성추행 당해도 너는 미투 하지 마라’ 같은 댓글들이 달렸다”라며 “원피스 한 장으로 우리 정치의 구태의연함, 여성과 청년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라고 말했다.

류 의원이 캐주얼한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류 의원은 “청바지나 반바지 차림으로 출석한 적도 많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원피스 복장이 유독 논란이 된 것은 “‘젊은 여성’으로 보이는 복장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원피스 복장은 어떤 의도였나.

“국회의 관행을 깨고 싶었다. 주로 50대 중년 남성으로 대표되는 국회는 그 상징도 ‘검은 양복과 넥타이’다. 청바지와 반바지도 많이 입었다. 그런데 마지막 본회의 날에는 ‘원피스도’ 입게 된 것이었다.”

-논란을 예상했나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이슈가 될 줄은 몰랐다. 전국적으로 폭우 피해가 크고 코로나19 문제도 여전하다. 원피스가 실검에 올라가는 게 말이 되나. 특별한 원피스도 아니다. 평범하고 흔한 원피스다.”

-비난 중에는 ‘젊은 여성’을 향한 혐오 표현이 많다.

“‘그런 차림으로 성추행 당해도 너는 미투 하지마라’ 같은 성희롱적 발언들이 많았다. 이 사안을 장례식 복장에 빗대는 분들도 있지만, 저에게 국회는 일터다. 제 또래 여성이라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흔한 원피스를 입고 나갔는데 돌아오는 반응들이다. 발언의 수위 차이는 있겠지만, 평범한 여성들도 일터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저를 계기로 수면 위에 드러난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성희롱은 어떤 변명을 해도 성희롱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스트레스는 받지 않나.

“저보다는 (댓글을)모니터링 하는 분들이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것 같다.”

-많은 여성들이 공감을 보내고 있다.

“해당 원피스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완판’이 됐다고 한다. 상상도 못한 일이다. 예뻐서 산 분들도 있겠지만, 저와 ‘연대’의 의미에서 구매하셨다는 분들도 있었다. 우리(여성)가 언젠가 이 옷을 똑같이 입고 만나는 상상을 해 보니 마음이 간질간질했다.(웃음)”

-원피스 이전에도 캐주얼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자주 출석했다.

“‘젊은 여성’으로 보이는 복장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아주 흔한 일상적인 복장이다. 그런데도 그런 말을 들으면 여성들은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이 옷이 뭐 어때서?’ ‘나도 갖고 있는데?’ ‘내 원피스를 사실 저런 시선으로 보고 있었던 거야?’ ‘문제가 있나?’ ‘길이는 괜찮나?’. 하지만 자기검열을 할 사람은 여성들이 아니라 성희롱 발언을 한 당사자들이다.”

-여성 정치인에 대한 편견도 섞인 같다.

“청년 정치인에 대한 편견도 있다. 나이가 어리다 보니 ‘생각 없이 저 옷을 입었을 것’ ‘의도 없이 입었을 거다’ ‘뭘 알겠어’ 하는 반응들이 섞여서 나타났다고 본다.”

-의정 활동이 아닌 옷차림으로 주목받는 것, 어떻게 생각하나.

“언론이 여성 정치인을 소비하는 방식이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에서 정책도 많이 물어봐 주셨으면 한다”

-어떤 정책·법안을 준비하고 있나

“가장 임박한 것으로, ‘비동의강간죄’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정보기술(IT)업계 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한 포괄임금 폐지 제도화를 걸었다. 1호 법안이라는 무게가 크다 보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쿠팡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달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성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검열하고 조심하면서 참아내야 하는 일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더 이상 ‘사회생활’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 한다. 옷차림 등에 대한 성희롱·성추행을 참아가면서까지 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해당 직장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으면 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