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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곡괭이 난동에…노조 “어느 요원도 제압 시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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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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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라디오 ‘황정민의 뮤직쇼’ 생방송 중 신원미상의 남성이 나타나 스튜디오 유리창을 부수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KBS의 현장 대응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KBS 공영노동조합(3노조)는 6일 성명을 내고 “(이번 난동으로)생방송은 큰 차질을 빚었고 메인MC는 혼비백산 스튜디오에서 대피해야 했다”며 “이번 사건은 KBS 시큐리티 요원들의 허술한 경비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만 부끄럽기 짝이 없는 사건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3노조는 “KBS 건물은 현행 통합방위법상 대통령령 제28호에 따라 국가중요시설 가급으로 분류된다. 철저한 방호계획이 필수적인 국가중요시설”이라며 “조직기강이 무너져도 이렇게 무너졌는지 국민에게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전날 오후 3시40분경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에 있는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에 40대 남성이 곡괭이로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깨는 등 난동을 부렸다. 당시 스튜디오에선 KBS쿨FM(89.1㎒) ‘황정민의 뮤직쇼’가 방송 중이었다.

해당 방송은 ‘보이는 라디오’로 실시간 중계됐고, 유리창 깨지는 소리도 고스란히 청취자에게 전해졌다. DJ인 황정민은 스튜디오를 떠났고, 게스트 김형규가 대신 방송을 마무리했다.

이후 KBS 측은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는 일반 시청자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공간에 있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KBS시큐리티 직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다행히 인명 피해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동영상에는, 괴한이 고함을 지르며 곡괭이로 유리창을 내려치는 상황에도 안전요원 6명이 거리를 두고 지켜 보면서 좀처럼 제압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 담겨있다. 얼마 후 경찰차 사이렌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난동은 마무리됐다.

3노조는 “통상 이런 종류의 테러사건이 벌어지면 생방송시설 내부 방어조, 유인조, 제압조, 체포조 등의 4개조로 나뉘어 범인을 유인, 제압하고 체포하는 방어전술이 도입된다”며 “그런데 상황이 심각해지는데도 어느 요원 하나 가스총을 발사하거나 방패로제압하며 범인을 체포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임자 문책과 이번 사건의 발생과 원인, 문제점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이에 KBS 측은 “KBS시큐리티 안전요원들은 추가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난동자를 자극하지 않고 회유해 안전한 장소로 유도한 뒤 제압해 경찰에 인계했으며, 이 모든 과정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마련해둔 ‘조치 매뉴얼’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에 유포된 동영상에는 안전요원들이 난동자를 설득하고, 제압이 용이한 장소로 이동시키는 과정이 담겼다”며 “일부 과정만 담긴 영상으로 당시의 모든 상황을 단정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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