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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中 태풍에 아파트 창문 '우수수'…사망 책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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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태풍 '하구핏'이 중국 동부를 강타하고 지나간 뒤 한 60대 여성의 사망을 놓고 중국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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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씨가 사고를 당한 아파트 베란다. 창문이 태풍에 뜯겨 나갔다. (사진출처 : 상요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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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저장성 위환시에서 발생했습니다. 태풍 하구핏이 중국 본토에 상륙한 4일 새벽, 64세 여성 린 모 씨가 11층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것입니다. 린 씨의 남편은 "새벽 1시쯤 창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3시쯤 바람 소리에 잠을 깼다"고 했습니다. 이어 여러 곳의 창문이 바람에 열린 것을 발견했고, 자신은 거실의 창문을 닫으러, 아내 린 씨는 베란다 세탁실의 창문을 닫으러 갔다고 전했습니다.

잠시 뒤 이상한 소리가 들려 급히 베란다로 가보니 린 씨도, 창문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린 씨는 아파트에서 10m 정도 떨어진 수풀에서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 당시 위환시 일대에는 최대풍속 초속 38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는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바람의 영향이 더 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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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발생한 베란다를 아파트 안쪽에서 찍은 사진 (사진출처 : 펑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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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린 씨의 죽음은 태풍이 몰고 온 '천재지변'으로 끝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밝은 뒤 확인해 보니 린 씨 집뿐만 아니라 이 아파트 단지의 많은 창문이 우수수 떨어져 나갔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중국 매체 펑파이 보도에 따르면 린 씨의 아파트와 같은 동에서 5가구의 베란다 창문이 날아갔고, 바로 옆 동에서는 11가구의 창문이 없어졌습니다. 다른 동에서도 여러 가구의 창문이 파손됐습니다. 아무리 태풍의 위력이 강했다지만, 창문이 우수수 떨어진 데는 '구조적인' 혹은 '시공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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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여러 가구의 창문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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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부실 공사'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은 2011년 입주 이후 아파트 하자 문제로 시공업체와 분쟁이 끊이지 않았고, 소송만 10건 이상이 제기됐다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아파트 동 가운데 하나는 침하가 발생하는 바람에 철거하고 다시 짓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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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이 떨어져 나간 아파트 모습. 내부가 훤히 드러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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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들은 과거 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이 아파트 단지를 검수한 현지 관리들이 뇌물을 받은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준공 당시 아파트 하자 문제가 적지 않았고, 시공·감리 자료가 불완전해 준공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거액'의 뇌물을 써 검사를 통과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고 직후 위환시 관계자는 "태풍의 바람이 워낙 강해 발생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아파트 하자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준공 도면을 비교해 본 결과 일부 주민들이 '임의로' 베란다를 개조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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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이 떨어져 나간 아파트의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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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재난이다', '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지을 정도라면 문제가 있다',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며 시공업체에 잘못이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베란다를 개조한 주민이 잘못이다', '창문뿐 아니라 나무까지 뽑혀 나갈 정도였다', '태풍의 위력을 어떻게 창문이 막을 수 있겠는가'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네티즌들이 린 씨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모든 자연재해 뒤에는 인공재해가 있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습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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