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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춤추는 체인지업…이것이 바로 ‘에이스’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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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토론토가 바라던 모습 그대로.’

괴물의 위력이 살아났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20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 2-1 승리로 가는 길을 비췄다. 3개의 볼넷을 허용하긴 했으나 삼진 8개를 솎아내며 상대 방망이를 무력화시켰다. 총 투구 수는 84개. 이 가운데 52개가 스트라이크존에 꽂혔다. 평균자책점도 8.00에서 5.14개로 떨어졌다.

앞선 2경기에서의 모습은 다소 낯설었다. 모두 5회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지난달 25일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개막전에서 4⅔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긴 데 이어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선 4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공 자체가 예전과 달랐다. 직구 구속이 많이 떨어진 것은 물론 자랑하던 칼날 제구도 많이 무뎌진 듯했다. 머리카락까지 깔끔하게 정돈하고 나선 류현진은 “제구력을 끌어올려 내 능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심기일전 후 꺼내든 카드는 역시 체인지업이었다. 구사율을 38.1%(32개)까지 올렸다. 지난 두 경기(28.9%)와 비교해 9% 이상 높아진 수치다. 그만큼 자신 있었다. 이날 애틀랜타는 좌완인 류현진을 겨냥해 우타자 8명을 집중 배치했다. 그러나 우타자 바깥쪽으로 예리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여기에 류현진은 구심 매리 포스터의 스트라이크존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센스까지 곁들었다. 8개의 삼진 가운데 6개를 체인지업으로 잡아냈다.

한층 회복된 구속도 인상적이었다. 체인지업을 더욱 춤추게 만든 원동력이기도 했다. 직전 경기에서 류현진의 직구와 체인지업의 평균구속은 각각 88.4마일(약 142㎞), 78.3마일(126㎞)이었다. 힘에서 밀리다보니 조금이라도 몰리면 장타로 연결되기 일쑤였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평균구속은 90마일(145㎞)이었으며 체인지업도 80마일(128.7㎞)까지 올랐다. 지난해 기록(91마일·146.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조금씩 구위를 회복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값진 1승이다. 류현진은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토론토로 둥지를 옮겼다. 4년 8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엔 기대치가 담겨져 있다. 이날 승리는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작성한 첫 승이다. 동시에 김병현(54승 60패 86세이브)을 밀어내고 역대 한국인 빅리거 다승(55승) 단독 2위로 올라서는 순간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애틀랜타 통산 첫 승이기도 하다. 그간 애틀랜타 원정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4.96을 올리는 데 그쳤던 것과는 다른 그림이다.

만족은 없다. 쏟아지는 찬사 속에서 류현진은 담담했다. 부족한 부분을 바라봤다. 류현진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보다 체인지업, 직구, 컷 패스트볼(커터) 등이 좋아졌다”면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구속도 지난 등판보다는 올랐지만 예년 수준만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볼넷을 많이 허용하고 있는데 그것 또한 줄여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평소보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출발한 류현진의 2020시즌. 자신감을 챙긴 이제부터가 진짜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류현진이 위력적인 피칭을 앞세워 이적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사진은 역투 중인 류현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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