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진통소염제 복용 후 코로나19 증상 더 악화…복용 주의

성균관대 신주영 교수팀, 코로나19 환자 1824명 분석

소염진통제 투여군, 비투여군 비해 중증 이행 비율 1.54배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악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사용할 경우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신주영 교수 연구팀은 지난 4월 8일 기준, 코로나19로 입원한 19세 이상 성인 1824명을 대상으로 NSAIDs 투여에 따른 증상 악화 정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코호트(동일 집단) 병상 진입 7일 전부터 당일 사이에 NSAIDs를 치료받은 투여군 354명과 그렇지 않은 비투여군 1470명으로 분류해 증상 악화 진행을 살펴봤다. 연구팀은 중증 이행 척도로 ▷병원 내 사망 ▷중환자실(ICU) 이송 ▷인공호흡기 사용 ▷패혈증 발병 등을 지정했다. 부작용으로는 심혈관계 합병증과 급성 신부전증을 살펴봤다.

그 결과 NSAIDs 비투여군보다 투여군의 중증 이행 비율이 약 1.54배 높게 나타났다. 심혈관계 합병증 발병률도 투여군에서 2.5%, 비투여군에서 1.5% 나타나 NSAIDs 치료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급성 신부전증 발병률은 투여군과 비투여군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에 앞서 학계에서는 NSAIDs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 단백질(ACE2)을 과발현 시켜 중증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B림프구 내의 염증물질인 COX-2 발현을 유도해 항체 형성을 방해하거나, 외부 병원균으로부터 신체 면역에 필수적인 인터페론-감마 생산을 억제한다는 가설도 있다.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 환자에게 NSAIDs를 사용할 경우 환자의 건강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은 NSAIDs의 위험에 대한 임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NSAIDs 사용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구팀은 “실제 임상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해열 또는 통증을 치료할 때 환자의 건강상태와 편익-위험을 평가한 후 NSAIDs를 신중히 처방해야한다는 근거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해열소염진통제 사용의 이점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임상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됐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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