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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석유 부국' 사우디의 핵개발설… 조력자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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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우라늄시설 건설, 中이 지원"… 美·이스라엘 '핵무기 만들라' 우려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의 지원을 받아 우라늄 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우라늄 정광(精鑛)으로 만드는 정련 시설을 건설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시설은 사우디 북서쪽의 작은 도시 알 울라 부근 사막에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이런 시설 건설이 훗날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라늄 정련은 불순물이 많은 자연 상태의 우라늄 광석을 화학처리해서 흔히 '옐로케이크'라고 부르는 노란색 가루 형태의 우라늄 정광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 옐로케이크를 기체인 육불화우라늄으로 변환한 뒤, 핵분열성 물질인 우라늄-235를 분리해 농축하면 핵연료를 만들 수 있다. 우라늄 정련 자체는 초보적 기술에 불과하고, 핵무기 개발까지는 수많은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산유국인 사우디에는 원자력발전소도 없기 때문에 설령 핵무기를 만들려고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미국 등이 우려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중동의 불안한 정세 때문이다. 원자력 이용에 대한 사우디의 공식 입장은 앞으로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 생산을 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앙숙인 이웃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력 연구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많다.

사우디가 우방인 미국 대신 중국과 원자력 협력을 하고 있는 것도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은 사우디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술을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 그에 앞서 사우디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든 핵 안전조치 협정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12년 중국과 원자력 협력을 약속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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