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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임대벨트냐"… 與지자체장·주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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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대책 곳곳서 마찰

정부가 4일 정부과천청사를 비롯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강서구 서울주택도시공사(SH) 마곡 부지 등 신규 택지를 발굴해 공공주택 3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8·4 대책'을 발표하자, 곳곳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해당 지역 지자체장과 주민들은 "강남이 올린 집값 해결책을 왜 우리 동네에서 찾느냐" "우리 동네가 봉이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일방적 대책 발표에 곳곳서 반발

정부과천청사 유휴 부지에 40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반발해 과천 시민들은 '청사 유휴 부지 주택 건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오는 8일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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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앞마당 천막 시장실 -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종천 과천시장이 5일 정부 과천청사 앞마당에 천막 시장실을 설치했다. 김 시장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 정책에 반발하며 “정부과천청사 유휴 부지에 4000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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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골프장이 위치한 노원구민들은 오는 9일 노원롯데백화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집회를 주도한 노원구민 손모(33)씨는 "강남은 그린벨트고 우린 임대 벨트냐"며 "노원구민을 무시하는 처사에 분노한 구민 500여 명이 집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노원구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강남·용산·마포 집값 앙등 해결을 왜 노원구에서 하느냐"고 했다. 인터넷 카페 등엔 "돈 주고 못 살 녹지(綠地)에 시멘트로 꽉 채운 닭장 같은 1만호라니" 같은 반응도 나왔다.

마포구도 서부면허시험장과 상암DMC 부지 등에 6200가구가 공급된다는 계획에 대해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상암동 신규 택지 개발과 공공기관 유휴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계획에 반대한다"며 "마포구에 대한 주택 계획은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유 구청장은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마포구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노현송 서울 강서구청장도 SH 마곡 부지에 12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전체를 임대로 분양하는 것은 주민 반발로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공공주택 확대' 당론인 민주당서도 반대

'공공주택 확대'를 사실상 당론으로 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뿐 아니라 의원들까지 "우리 지역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노원을)·김성환(노원병) 의원은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에 유감을 표했다. 우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김 의원은 이해찬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이소영(의왕·과천) 의원은 "과천의 숨통인 청사 일대 공간을 주택 공급으로 활용하는 건 합당치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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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당내 소속 의원들의 반발에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다 '공공주택을 늘려야 한다'면서 '내 지역은 안 된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당내 일각의 반발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됐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5일 "서민을 위한다더니, 내 집 앞 서민주택은 결사반대하는 웃지 못할 코미디"라며 "'집의 노예에서 벗어났다'는 자화자찬 하루 만에 벌어진 민주당판 '님비(Not In My BackYard·내 뒷마당은 안 된다)'"라고 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양두구육(羊頭狗肉),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는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은 단순히 '님비' 현상만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라며 "애초에 지자체나 주민들과 협의가 선행됐어야 하는데 이런 협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런 사달이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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