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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6일간 700㎜ 물폭탄… 주민 500명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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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댐 홍수 제한수위 넘어… 3년만에 수문 5개 모두 열어

중부 지역에 5일째 계속되는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강원·경기 북부를 강타했다. 강원 철원에서는 하천이 범람하면서 마을이 물바다로 변해 주민 500명이 대피했다. 경기 연천과 파주 지역에서는 북한의 황강댐 방류로 임진강 수위가 높아져 홍수 위기가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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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천 범람, 호수가 된 철원마을 - 강원도에 닷새간 700㎜에 가까운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5일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일대가 불어난 물에 잠겨있다. 철원 한탄강 상류인 한탄천이 집중호우에 범람하자 민간인 통제선 내 마을인 이길리, 갈말읍 정연리를 포함해 한탄천 일대 주민 5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홍천강에서 차량과 함께 급류에 휩쓸린 50대가 이날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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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강원 철원군 한탄강 지류인 한탄천이 범람하면서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북쪽에 자리한 갈말읍 정연리와 동송읍 이길리 마을이 물에 잠겼다. 철원군은 정연리 주민들과 이길리 주민 150여명을 마을회관과 학교로 긴급 대피시켰다. 임태석 철원군 공보담당은 "오후 한때 비가 그쳤는데도 불구하고 북한 쪽에서 많은 물이 내려와 한탄천이 범람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통선 이남에 자리한 갈말읍 동막리도 침수됐다. 지난달 31일부터 엿새간 철원 동송읍 장흥리에 내린 비는 676㎜로 철원군 한 해 평균 강수량(1391.2㎜)의 절반에 가깝다. 강원도에서는 이날 첫 폭우 피해 사망자도 발생했다. 지난 3일 홍천군 서면 반곡리 인근 하천에서 급류에 차량이 떠내려가 실종됐던 A(50)씨가 사고 지점으로부터 200m 떨어진 하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한강 홍수 조절의 최후 보루인 소양강댐이 3년 만에 수문을 개방했다. 또 북한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필승교, 군남댐 수위도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해 임진강에도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는 소양강댐에서 방류한 물이 서울 한강대교까지 도달하기까지 16시간이 걸리며, 한강 수위는 1~2m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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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보트로 필사의 대피 - 5일 폭우로 범람한 한탄천 물에 잠긴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 일대에서 소방대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강원 지역에 닷새간 이어진 집중 호우에 이날 철원군 한탄천 인근 4개 마을이 물에 잠겼고 60대 주민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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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 강원지역본부는 5일 오후 3시부터 소양강댐 수위 조절을 위해 수문 5개를 개방하고 15일 자정까지 초당 최대 3000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기로 했다. 소양강댐 수위는 3일 오전 5시부터 계속 상승해 이날 오전 8시 30분 홍수기 제한수위(190.3m)를 넘어섰다.

또 임진강 수위도 상승하면서 연천·파주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한강홍수통제소는 파주시 비룡대교 일대에 오후 1시 50분 홍수주의보, 4시 30분에는 홍수 경보로 상향했다. 연천군과 파주시는 침수 우려가 있는 마을의 주민들을 학교나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최전방 남방한계선 안쪽에 있는 필승교의 수위는 오후 9시 기준 12.99m를 기록해 2009년 8월 27일 당시의 8.55m를 넘어선 역대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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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의 수문이 열려 강 상류에서 하류 방향으로 강물이 세차게 쏟아지고 있다. 소양강댐 수문이 완전히 개방된 건 역대 15번째로, 2017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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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북한 접경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데다 황강댐을 방류해 수위가 상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 정황이 포착됐느냐는 질문에 "오늘 새벽 2~6시쯤 (우리 측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가 큰 폭으로 올라갔다"고 답했다. 필승교의 직전 수위는 3m다. 북한이 지난 3일에 이어 사전통보 없이 무단 방류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군남댐 수위도 오후 1시 40분 36.2m를 기록해 기존 최고 수위인 2013년 7월 12일 35.25m를 넘어섰다. 당시에도 북한 지역 폭우로 초당 8700t이 군남댐으로 유입돼 초당 8600t을 방류했다. 군남댐 관계자는 "작년 이후 수문 13개를 연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5명, 실종 11명으로 집계됐다. 이재민은 941가구, 1638명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642명으로 가장 많고 충남 491명, 경기 403명 등이다. 지난 1일부터 5일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강원 철원 675㎜, 경기 연천 635.5㎜, 충북 제천 383㎜, 충남 천안 291㎜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6일 낮까지 중부 지방과 전라도·경상도에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며, 오후부터 소강상태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철원=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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