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동물이 우는듯 우르릉… 대기권 진입때 용이 살아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 우주비행사 2명 귀환 인터뷰

“주변 기계 소음, 짐승 소리 같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없었다… 낙하산 펼칠때 방망이로 맞는 충격”

동아일보

4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에서 우주비행사 밥 벵컨(왼쪽)과 더그 헐리가 기자회견을 갖고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건을 통해 이뤄졌던 우주비행 소감을 밝혔다. 휴스턴=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기권에 진입할 때 ‘드래건(용)’은 정말로 살아났다. 주변에서 들리는 소음은 마치 짐승이 내는 소리 같았다.”

세계 최초 민간 유인우주선인 미국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건’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54)와 밥 벵컨(50)은 4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비행 소감을 밝혔다. 두 비행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약 두 달간의 임무를 마치고 이틀 전 지구로 귀환했다. 회견은 휴스턴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에서 열렸으며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CBS방송에 따르면 벵컨은 회견에서 “우리가 대기권으로 진입하자마자 드래건은 정말로 살아났다. 반동추진 엔진이 가동됐고 우리를 착수(着水) 목표 해역으로 향하도록 했다”며 “우주선 바깥에서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그는 “대기권을 뚫고 내려올 때 엔진과 대기가 만들어내는 소음은 기계가 아닌 짐승이 내는 소리 같았다”고 했다.

벵컨은 또 “두 달 동안 무중력 상태에 적응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작은 떨림도 잘 느낄 수 있었다”며 “선체를 조종하려 할 때마다 몸이 춤을 추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바다에 근접한 뒤 선체에서 낙하산을 펼칠 때는 “야구방망이로 앉아 있는 의자 뒷부분을 쿵하고 때리는 듯했다”고 충격을 설명했다. 헐리는 “이번 임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뮬레이터로 하는 것처럼 진행됐으며 모든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크루드래건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상공 430km 지점에서 ISS를 출발해 시속 2만8163km로 대기권을 통과해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인근 바다에 착수했다. 미국에서 유인 우주선이 귀환한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성공으로 본격적인 상업 우주여행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NASA는 이번 비행을 검토한 뒤 이르면 올해 9월부터 크루드래건을 재정비해 ISS를 오가는 비행사 수송 임무에 투입할 방침이다. 스페이스X는 올해 안에 비행사 4명을 더 우주에 보내고 내년 가을에는 일반인도 우주로 보낼 계획이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