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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AI 애널리스트’ 국내 첫 등장, 한달간 300개 종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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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AI 리서치 ‘에어’

시장상황 읽고 매일 종목 뽑아내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역량 발휘”

중앙일보

한국투자증권 ‘에어’ 리서치 보고서 캡처.


“드림텍은 동종 기업보다 영업이익률·자기자본이익률(ROE)·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비교적 높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하고 순이익은 증가 추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달 31일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보고서 일부다. 여기엔 주요 경제 뉴스와 10여 개 기업 분석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애널리스트가 아닌 인공지능(AI)이 만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이 선보인 AI 리서치 서비스 ‘에어(AIR·AI Research)’가 눈길을 끌고 있다. 에어는 리서치 분야에 국내 최초로 도입된 AI 서비스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한 10만 건 이상의 뉴스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AI 알고리즘이 매일 시장 상황을 읽고 사람 대신 종목을 뽑아낸다. 지난달 2일 출시 후 한 달간 300여 개의 종목 분석을 내놨다.

콘텐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주요 경제뉴스와 그날 주목해야 할 기업 15~20개의 분석 정보다. 종목 분석은 주가 추이와 성장성, 수익성, 밸류에이션(적정 가치), 배당 수준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중소형주 분석에서 역량을 발휘할 전망이다. 현재 상장사는 2200여 개에 달하지만, 리서치 보고서가 나오는 종목은 500개에 못 미친다. 그마저도 대부분 대형주다. 윤희도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인력 부족 등 이유로 상대적 소외 영역이었던 중소형주를 적시에 분석해 리서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리서치 보고서와 달리 ‘투자의견’과 ‘목표 주가’는 제시되지 않는다. 어떤 종목을 사고팔라는 권유보단 기초적인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어서다.

개발과 운영을 맡은 안혁 연구위원은 “AI가 애널리스트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는데, AI가 기초 정보를 걸러줘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깊이 있는 분석에 집중할 수 있다는 피드백이 많았다”며 “모바일 서비스와 깔끔한 디자인 덕에 고객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오는 10월부터 에어는 해외주식 분석으로 영역을 넓힌다. 우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에 포함된 기업 위주로 다룰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와 함께 AI를 활용한 채팅 로봇 ‘챗봇’과 음성인식 로봇 ‘콜봇’을 단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고객의 금융상담을 돕는 목적이다. 비대면 고객 발굴·관리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로보 어드바이저 개발 등도 추진한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 전문가’(advisor)를 합친 말로, AI가 투자 자산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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