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확산속 어린이 신경질환 비상

CDC, AFM 발병 증가 경고

대다수 환자 사지 마비 전에 호흡기 질환·발열 증세도 보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트 레드필드 소장. 워싱턴=AFP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480만명에 육박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어린이들이 주로 걸리는 희귀성 신경질환이 올해 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급성이완성척수염’(Acute flaccid myelitis·AFM) 발병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AFM은 신체 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신경 질환이다. 발열, 보행 장애, 팔다리 힘 빠짐, 허리 및 목 통증, 호흡기 질환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희귀 질환이지만 감염되면 몇 시간에서 수일 안에 병세가 심해져, 건강하던 사람도 신체가 영구적으로 마비되거나 치명적인 호흡 부전을 겪을 위험이 있다고 CDC는 설명했다.

AFM은 미국에서 2년 주기로 8∼11월에 발병 사례가 급증했는데,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238명의 환자가 나왔다. 당시 환자 평균 연령은 5세였다. 2018년에는 대다수 환자가 사지 마비를 겪기 전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 증세가 있었다. CDC는 어린이가 AFM에 걸리면 영구적인 장애를 갖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AFM을 일으킨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CDC 측은 “호흡기 질환을 겪는 어린이 대다수가 신경 관련 증세 없이 회복하는 반면 일부 어린이들이 AFM에 걸리게 되는 원인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예방책도 언급하기 어렵지만 바이러스성 호흡 질환이 유행할 때의 통상적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모들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의료시설 방문이 꺼려지겠지만 아이가 AFM 증상을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CDC는 당부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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