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1922862 0022020080561922862 02 0201001 6.1.17-RELEASE 2 중앙일보 0 false true false false 1596626469000 1600003889000

"文회의 참석하는 고위인사, 한동훈 쫓아낼거라 전화했다"

글자크기

한상혁 "MBC 보도 이후 한차례 통화, 보도와 전혀 무관"

중앙일보

한동훈 검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하명 의혹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해 온 변호사가 지난 3월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보도 직전 정부 핵심 관계자로부터 압박성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채널A와 같은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결정을 심사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장 발언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하다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과 입시 비리 당시부터 현 정부 정책을 비판했던 권경애(55·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는 5일 오전 ‘곧 삭제 예정. 옮기지 마세요’라는 글과 함께 다음과 같이 썼다.

“지난해 9월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당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이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보고, 페북(페이스북)에 ‘스카이캐슬이 끝나고 하우스오브카드(미국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정치 드라마)의 시작이냐’는 간단한 글을 올렸다. 5분도 채 지나기 전에 민정(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전화가 왔다.”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간다”



권 변호사는 그러면서 “그날의 보도와 전화통화가 시작이었다”며 “이 정부의 검찰 개혁안에 대한 적극적 응원이 의심으로 바뀌었던 변곡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후 꽤 유혹적인 회유의 거래 제안도 왔었고 입을 다물라는 직접적인 경고와 압박도 꽤 여러 차례 있었다”며 “당시는 정말 나 하나쯤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겠구나 하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명박근혜 시절에도 없던 압박과 공포였다”고도 적었다.

그는 “그리고, MBC의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을 그만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날 아끼던 선배의 충고로 받아들이기에는 그의 지위가 너무 높았다”며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니 말이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까지도 그 전화에 대고 나도 거의 울먹이듯 소리 지르며 호소를 했었다. 촛불정부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냐고”라며 “그리고 몇 시간 후 한동훈의 보도가 떴고 그 전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그리 필요치 않았다”고 적었다.



한동훈 언급한 압박성 전화, 채널A 재승인 보류 결정 직후



MBC가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처음으로 보도한 날은 지난 3월 31일이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권 변호사가 언급한 ‘방송을 관장하는 분’은 한상혁(59‧사법연수원 30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나타났다. 권 변호사와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하던 인사도 “한 위원장이 권 변호사에 압박성 전화를 종종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한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문제는 한 위원장이 권변호사에게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하며 전화를 했던 시점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채널A에 대한 재승인을 연기한 뒤라는 점이다. 방통위는 3월 26일 서면으로 진행한 위원회에서 채널A와 TV조선에 재승인 보류 결정을 내렸다.

한 위원장은 지난 7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채널A 사건에 대해 “사쪽의 개입 여부가 파악되면 법과 원칙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대 문제로 확인되면 재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친 것이다. 권 변호사 발언이 사실로 확인되면 한 위원장은 채널A 기자와 검사장 유착 의혹 MBC 보도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재승인 보류 결정을 내는 과정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

한 현직 검사는 “3월 31일 MBC보도가 나간 뒤 한 위원장이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고, 이를 주변에 얘기하고 다녔다는 소문이 4월 초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2009~2012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를 맡기도 했다. 2018년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자문 변호사를 맡아 2019년 8월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으로부터 “3년 내 방송 종사자는 위원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결격 사유에 해당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방통위는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키는 기관”이라며 “채널A가 3월 26일 갑자기 재승인 보류 결정을 받은 데 대해 MBC의 기자와 검사장 간 유착 의혹 보도가 영향을 미쳤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본지 취재에 “권 변호사가 올린 페이스북 글에 틀린 내용이 있어서 한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MBC 보도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다”며 “그 통화도 MBC의 해당 보도가 나간 이후에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 글을 이날 오전 바로 삭제했다. 권 변호사는 “너무 답답해서 올리는 글”이라며 “곧 삭제할 겁니다. 누구도 어디도 퍼가지 마십시오”라고 적었다.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도 “추측성 보도를 하는 건 언론사 책임”이라며 “페이스북 글을 기사화 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권 변호사 요청에도 해당 글이 공익 목적으로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기사를 싣는다.

김민상‧정유진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

◇정정 및 반론보도

인터넷 중앙일보 8월 5일자 『"文회의 참석하는 고위인사, 한동훈 쫓아낼 거라 전화했다"』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사실 확인 결과,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전에 미리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보도내용을 알았다는 권경애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 한 위원장은 "MBC 보도 후 1시간 이상 지난 오후 9시경에 통화가 이뤄졌으며, 통화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고, MBC 보도를 사전에 인지한 바 없으므로 3월 26일 채널A에 대한 재승인 보류 결정 역시 전혀 무관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