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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前 CIA 요원 "폭발 참사 원인은 군사용 폭발물…오렌지색 화염이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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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요원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 참사의 원인이 비료 원료로 쓰이는 질산암모늄이 아니라 "군사용 폭발물"이라고 5일(현지 시각) 분석했다. 레바논 당국은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보관 중이던 질산암모늄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일보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의 폭발 순간. /트위터 캡처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수년간 레바논에서 활동한 전직 CIA 요원 로버트 베어는 "이번 폭발의 원인은 단순히 질산암모늄 같은 비료는 아니다"며 "분명히 군사용 폭발물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발 영상을 보면 오렌지색 화염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군사용 폭발물이 폭발했다는 것"이라고 근거를 밝혔다.

베어는 "폭발 영상 초반부에 보이는 흰색 가루는 질산암모늄이 타고 있던 것은 맞으나, 이후 발생한 더 큰 폭발은 군사용 폭발물이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에 군사용 폭발물과 추진체가 보관됐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도 "군사용 폭발물이 실제 존재했는지, 누구 것인지, 왜 그곳에 보관됐는지 등 진실을 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베어는 이번 폭발이 누군가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는 없으며 "단순 사고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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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사고로 다친 부상자가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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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6시쯤 베이루트 항구에서 두 차례 큰 폭발이 일어나 최소 100명 이상이 숨졌으며 4000여명이 다쳤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날 국가 전역에 2주간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레바논 당국은 폭발 원인을 조사 중이다. 당국은 항구 창고에 장기간 적재된 질산암모늄 2750t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공기 중에서는 안전하지만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화약 등 무기 제조의 기본 원료로도 사용된다. 지난 2004년 4월 22일 북한 평안남도 용천역에서 일어난 열차폭발 사고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 차량에 불꽃이 옮겨 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4일 기자회견에서 "사고 현장에서 질산암모늄 2750t을 안전조치 없이 창고에 6년 동안 보관하고 있었다"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미국은 레바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 이번 사고는 끔찍한 '공격'에 의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진에게 "나는 폭발이라고 봤고 군 장성들이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라며 "이는 공장 폭발 같은 단순한 폭발 사고가 아니다. 이것은 일종의 폭탄 공격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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