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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세계 1위` 전쟁터된 PGA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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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오랜 기간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선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다. 무려 683주 동안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두 번째로 오랫동안 1위를 지킨 선수는 331주를 기록한 그레그 노먼(호주)으로 우즈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앞으로 우즈는커녕 노먼을 넘을 선수도 나오기 힘든 정도로 세계 랭킹 경쟁은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했다. 지난 한 달간 세계 1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세 명이나 될 정도로 1위 자리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후 세계 1위 자리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서 욘 람(스페인)으로 바뀌더니 이달 2일 끝난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이후에는 저스틴 토머스(미국)로 세계 1위 얼굴이 다시 바뀌었다. 또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TPC 하딩파크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선수는 현 1위 토머스를 포함해 5명이나 된다.

지난주 1위에서 2위로 물러난 람은 물론 세계 3위 매킬로이, 세계 4위 웨브 심프슨(미국), 그리고 세계 5위 더스틴 존슨(미국)까지 토머스를 왕위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 이들 중에서 1위에 올라 보지 못한 선수는 심프슨뿐이다.

'2주 천하'라는 권력 무상을 느껴야 했던 람은 "재능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가 너무 많아 우즈와 같은 장기 집권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위 자리가 자주 바뀔 수밖에 없고 나도 또 올라가고 싶지만 정말 좋은 플레이가 필요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가장 뛰어난 선수'로도 거론되는 람은 지금 세계 1위 경쟁이 마치 로저 페더러(스위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라파엘 나달(스페인), 앤디 머리(영국) 등 이른바 '4대 천왕'이 각축을 벌이는 남자 테니스와 비슷하다고 봤다.

갤러리를 받지 못해 흥행을 고심하고 있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다. '황제' 우즈와 현 1위 토머스, 그리고 3인자 매킬로이를 한 조에 묶어 골프팬들을 TV 앞으로 끌어낸다는 심산이다.

메이저 대회 통산 16승에 도전하는 우즈는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물론"이라고 거침없이 답했다. 올해 출전한 세 차례 대회에서 썩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강한 모습을 보였던 하딩파크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우즈는 2005년 하딩파크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2009년 프레지던츠컵에서는 5전 전승을 거뒀다. 올해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는 공동 9위로 무난한 성적을 냈지만 이후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68위, 7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40위 등으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더군다나 샌프란시스코 날씨가 10∼20도로 쌀쌀할 것으로 예보돼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있는 우즈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습 라운드 때부터 스웨터와 목 방한대를 착용한 우즈는 "옷을 더 따뜻하게 챙겨 입어야 한다"며 "낮은 기온이 경기력이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태식 스포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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