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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공수처 대전 포문 연 여당…지도부까지 윤석열 사퇴 압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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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최고위원 "윤석열 이제 물러나야한다, 차라리 정치하는게 현명"

통합당 "공수처 출범하면 여권이 윤석열이 1호 수사대상 삼을 것" 주장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대검찰청 제공) 2020.8.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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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이우연 기자 = 여권이 "독재·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발언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사퇴를 촉구하며 거칠게 각을 세우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윤 총장을 향한 공개적인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본격적인 권력기관 개혁에 돌입하겠다는 여당이 윤 총장 사퇴를 거론하며 전운을 고조시키는 모습이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을 겨냥해 "이제 윤 총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하면서 검찰총장직에 있다는 것은 독재와 전체주의 대열에 함께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사퇴를 촉구했다.

발단은 지난 3일 윤 총장이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내놓은 '작심 발언'이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헌법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독재'라는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이에대해 설 최고위원은 "윤 총장이 '진짜 민주주의'라는 주장을 했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가 '독재, 전체주의'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며 "차라리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본격적인 정치의 길에 들어서는 게 현명하다"고 거듭 사퇴론을 제기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김종민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양반이 '문재인 정부가 독재했다'고 얘기를 안 했는데, 정직하지 않다"며 "미래통합당에 공세 거리를 어시스트한 것인데, 공무원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00% 정치를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은 정치하면 안 된다"며 "옛날 군인들이 정치해서 대한민국이 엄청 어려웠다. 집행권을 가진 사람이 정치하면 피해가 국민에게 간다"고 주장했다.

재선의 강병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독재가 도무지 무슨 얘기냐"며 "윤 총장이 직접 쓴 인사말에서 국민 대다수 생각과 동떨어진 표현을 골라 사용한 것을 우연으로 봐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윤 총장은 지금 '정치'를 하고 있다"며 "검찰의 일은 '수사'이지, '정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당 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 역시 "직분에 충실하라"고 나직하게 경고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특정 발언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며 "검찰총장, 감사원장 그 누구도 직분에 충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주민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검찰총장의 '민주주의' 발언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막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공권력은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고 검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이원욱 의원은 전날 '임명된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이기려 하는가'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고 일갈했다.

법조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윤 총장의 발언이 통합당에서 대환영 받는 이 상황을 정치적으로 중립성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전체주의 전국 검사장들을 일렬대오로 세우는 것은 자유주의인가. 권력형 비리에서 검찰권력의 비호는 제외한다는 말"이라고 날을 세웠다.

변호사인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상황은 검찰독재가 문제"라며 "민주주의는 국민이 지키니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데 주력하라"고 일갈했다. 유기홍 의원은 "윤석열 총장의 섬뜩한 자화상"이라며 "말이야 바른 말입니다만, 정작 이는 윤 총장 본인에게 해야 할 말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처럼 여당 주요 인사들이 사흘째 윤 총장에 포화를 퍼붓는 것을 두고 9월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대치할 공수처 대전을 앞두고 명분을 쌓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이날 직접 최고위원회의에서 포문을 연 공수처 대전과 관련해, 공수처 모법 개정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국회 내내 부동산 민심 악화에 시달린 민주당이 검찰개혁으로 여론을 돌리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야권에서는 윤 총장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여당이 공수처 수사대상에 윤 총장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

유상범 통합당 의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공수처 관련법 반대 토론에 나서 "여권에서는 공수처를 발족하면 제1호 수사 대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다"며 "살아 있는 권력에 도전하는 자들은 공수처를 이용해 가차 없이 잘라 버리겠다는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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