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1912766 0252020080561912766 02 0201001 6.1.17-RELEASE 25 조선일보 0 false true false false 1596603897000 1596606361000

"패륜적이고 변태적" 만삭 아내 승강기서 성폭행한 남편, 징역 7년

글자크기
지난 2012년 2월 경기 고양시의 한 건물 엘리베이터. 당시 임신 8개월이던 A씨는 남편 조모(30)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수차례 조씨에게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조씨는 막무가내로 성관계를 했다고 한다. 조씨는 성폭행 이전에도 A씨를 폭행했다가 경찰에 입건돼 가정보호 처분 등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서울고법 형사11부는 강간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2심 재판부는 1심이 선고한 징역 7년과 16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는 유지했으나 신상정보 공개·고지 기간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기간은 각각 10년에서 7년으로 줄였다. 출소 뒤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부착 기간도 15년에서 10년으로 줄였다.

재판 과정에서 조씨는 “그 무렵 부부싸움을 하다 피해자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은 사실이 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사건 직후 A씨는 음부에 상처가 나 산부인과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상처가 부부 싸움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반면 A씨는 “조씨의 성관계 요구를 거부했는데도 결국 힘에 못 이겨 강간당했다”고 진술했다.

1,2심 재판부는 “아무리 법적 혼인 관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산달이 얼마 남지 않은 임산부인 피해자가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엘리베이터라는 극도로 비정상적인 장소에서 성관계 요구에 동의할 이유는 없다”며 “진술의 신빙성과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면 조씨의 범죄사실이 증명된다”고 밝혔다.

조씨는 A씨가 사건 발생 7년 뒤 고소를 진행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A씨 측은 “자식이 태어나면 조씨의 폭력 성향이 고쳐질 것으로 믿고 참고 지냈지만 기대가 무너져 결국 이혼했다”며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사건에 관한 악몽을 꾸는 등 심리적·정신적 피해가 계속돼 최근 고소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매우 자연스럽고 논리적이어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며 “조씨가 패륜적이고 변태적인 성폭행 범행을 저지르고도 피해자를 몰아세우는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조선일보

일러스트./조선일보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씨는 7년 전 범행 당시 자신의 복장, 조씨의 몸을 밀칠 당시 자신의 자세,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경로 등에 관해 일관되지 못하거나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2심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자는 정신적 충격으로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거나 오래전 발생한 피해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잘못된 기억이 바로잡아지기도 한다”며 “성폭력 피해자의 복잡하고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표현 등의 사소한 부분에서의 비일관성이나 반대신문 과정에서 진술의 확신이 희박해져 가는 정황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씨 감형 사유에 대해선 “실형과 치료프로그램으로도 조씨의 왜곡된 성적 충동을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배우자에 대한 그릇된 성인식 또는 폭력적 성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한 범행은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2심 판단에도 불복해 상고했고, 사건은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김아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