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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무 문제 없다" 민주당, 월세옹호 릴레이…"매달 없어지는 돈, 이해 못해"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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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훈 "전세 때문에 서민 고통 받아"

윤준병 "월세 전환 나쁜 현상 아냐"

시민들 "국민 정서 공감 못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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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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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주희 인턴기자]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대차 3법과 관련해 '전세보다 월세가 더 낫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같은 당 소병훈 의원도 '전세로 서민들이 고통받아야 하냐'며 월세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공분이 커지고 있다.


여권 인사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서민들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소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세제도가 왜 우리나라와 몇몇 나라에만 있어서, 그 문제로 서민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월세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결국 전세를 들어가려면 돈이 없는 사람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대출해야 한다"면서 "전세를 적절한 비율만 적용해 월세로 전환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세대출 이자와 월세 부담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전세가 월세로 대체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앞서 윤 의원도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은 아니다'라며 비슷한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는) 빠르게 소멸되는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 "전세제도는 소득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운명을 지닌 제도"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오며, 전세제도가 소멸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의 의식 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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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여당 의원들의 이 같은 월세 옹호 발언이 이어지자 시민들은 "국민 정서와는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누리꾼들은 "국회의원님들은 월급이 많아서 전세든 월세든 걱정 없으니 저런 소리를 한다", "전세 살면 이자 갚으며 조금이라도 저축할 수 있고, 전세보증금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지만, 월세는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돈인데 이걸 이해를 못 한다", "법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서민들 상황을 이해 못 하면서 어떻게 부동산 가격은 잡겠다는 거냐", "전세가 없어지면 일반 시민들은 평생 월세나 내며 집도 못 사게 된다 이걸 알기나 하는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통을 터뜨렸다.


윤 의원은 "월세 살아본 적 있냐"는 질문에 "집을 투기나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아파트 투기 없이 30년 넘게 북한산 자락의 연립주택에서 실거주의 목적으로 살아왔다"면서 "지금은 월세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현재 서울 종로구 구기동 주택과 마포구 공덕동에 오피스텔 등 2채를 가지고 있으며, 월세로 살고 있다고 주장한 집은 지역구인 전북 정읍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 A씨는 "서울 월세 얘기하는데 정읍 월세 살면서 몸소 실천 중이라고 말한 거였냐"면서 "자기 소유의 원래 집 두고 월세 사는 거랑 무주택자가 월세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데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윤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세는 선이고 월세는 악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기에 이를 경계하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같은 날 또 다른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월세로 전환되는 과정은 지극히 자연적인 추세"라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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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한 누리꾼의 댓글에 남글 대댓글. '본인은 월세 살고 계시냐'는 질문에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사진=윤준병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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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통합당에서도 여당 의원들을 향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모든 사람이 강남에 살 필요 없다. 내가 살아봐서 안다'고 얘기하더니, 민주당 모 의원(윤준병)은 월세를 얼마나 살아보고 월세 사는 사람들의 고통과 어려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나 얘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 의원은 시장에 대해 굉장히 한가롭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 전세물권의 실종이라든지 심각한 상황에 대해 공감 능력이 없으신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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