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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트럼프 "韓 코로나19 사망자 적다고? 모를 일"...뜬금없는 '음모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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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날조했다는거냐" 질문에 "관계좋아"...답변 회피

부실대응 논란으로 수세 몰릴 때마다 韓 통계 걸고넘어져

美 하루 1,000명 사망에 "어쩔 수 없다" 답변 논란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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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난데없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계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진행돼 3일 밤 방송된 다큐멘터리 뉴스 ‘악시오스 온 HBO(Axios on HBO)’ 인터뷰에서 조너선 스완 기자와 설전을 벌이는 도중에 한국의 코로나19 사망자 통계의 정확성에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 대신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 통계가 적힌 종이를 가지고 나와 계속 미국의 수치가 나쁘지 않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이에 스완 기자는 “나는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는 미국이 정말로 나쁜 지점이다. 한국, 독일 등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했고, 스완 기자는 “왜 그러면 안 되냐”고 반문했다. 스완 기자는 “미국이 인구가 X명이라고 할 때 이 가운데 X 퍼센트의 사망자를 갖고 있다고 한국과 대비해 말하는 것은 틀림없이 적절한 통계”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의 발언은 이 지점에서 나왔다. 스완 기자가 “예를 들어 한국을 봐라. 인구 5,100만명에 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단하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뜸 “그것은 모를 일이다. 그것은 모를 일이다”이라고 되풀이해 말한 것이다. 이에 스완 기자가 “한국이 통계를 날조했다는 말이냐”고 되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나는 그 나라(한국)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사망자 통계가 축소돼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슬쩍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실제 사망자 수를 숨기고 있음을 암시했다면서 “이(트럼프의 주장)는 물론 난센스(허튼소리)이다. 한국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낮은 것은 한국이 빈번하게 그리고 조기에 검사를 실시, 지난 봄 바이러스를 봉쇄하고 새로운 발생이 나타났을 때 근절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또한 한국이 많은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 이유”라며 “가려내야 할 양성 가능 케이스들이 훨씬 적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악시오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보다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계속 압박적 질문을 받자 한국의 코로나19 자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비치는 듯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나 국제 당국, 또는 미국으로부터 한국의 수치가 부정확하다는 어떠한 심각한 문제도 제기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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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때도 미국이 한국보다 더 많은 검사를 했다며 한국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일삼았다. 늑장대응 논란으로 수세에 몰리자 아무런 근거 없이 애꿎은 한국 통계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5월 “우리는 인구 대비로 한국, 영국, 프랑스, 일본, 스웨덴, 핀란드를 비롯해 많은 다른 나라들보다 많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능력이 세계 최고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신이 이끄는 연방정부가 각 주에 충분한 검사장비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5월 한달 동안 미국의 전체 주들이 인구 대비를 기준으로 한국이 지난 넉달 동안 실시한 검사보다 더 많은 검사 건수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잘해왔다”며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한국을 넘어섰다고 자랑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검사했다”며 “다들 한국 얘기를 계속하는데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사이가 좋다. 그(문 대통령)는 검사에 있어 미국이 얼마나 잘해왔는지 얘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 기자가 “한국이 미국보다 인구 1인당 5배에 달하는 검사를 했다”고 말하자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과하겠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3일 방송된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미국에서 하루에 1,0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뭐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언급해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금 나는 그것(코로나19)이 통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스완 기자는 “어떻게 그러냐. 하루에 1,000명의 사람이 죽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죽어가고 있다. 그것은 사실이다. 뭐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4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하루 만에 5만4,147명 늘어나며 총 491만8,063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1,344명 증가해 16만272명으로 집계됐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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