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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영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서 의문의 폭발…“핵폭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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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 순간. 20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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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73명, 부상 3700명…사상자 늘 수도


지중해 연안 중동 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최소 73명이 숨지고, 3700명가량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큰 폭발이 두 차례 있었다고 레바논 언론 ‘데일리스타’와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폭발과 함께 항구 주변 상공은 거대한 검은 연기로 뒤덮이고 폭발의 충격으로 많은 건물과 차량이 파손됐다.

폭발 순간을 담은 영상 등을 보면 베이루트 곳곳의 건물 유리창이 깨졌으며, 놀란 시민들은 비명을 질렀다.

240㎞ 떨어진 키프로스서도 폭발음 들려
서울신문

지중해 연안 중동 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최소 73명이 숨지고, 3700명가량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2020.8.5


레바논에서 약 240㎞ 떨어진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렸다고 키프로스 매체들이 전했다.

베이루트 항구에서 약 2㎞ 떨어진 지역에 사는 한 시민은 데일리스타에 폭발 충격에 대해 “내 아파트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했다.

베이루트에 거주하는 왈리드 아브도(43)는 AP와 인터뷰에서 “마치 핵폭발과 같았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초기 집계 결과 이번 폭발로 최소 50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2700~30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발표된 추가 집계에서 사망자는 최소 73명, 부상자는 3700여명으로 늘어났다.

외신은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이번 폭발과 관련해 이날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디아브 총리는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번 재앙에 책임있는 자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발 원인 파악 안돼…항구 폭발물 저장창고 폭발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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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대규모 폭발 후 화재 -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4일(현지시간) 발생한 폭발 이후 화재가 발생했다. 2020.8.5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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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폭발의 원인이 누군가의 공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사고로 인한 것인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정부의 초기 조사 결과 일단 사고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의 안보 책임자인 아바스 이브라힘은 폭발 현장을 방문한 뒤 “당장 조사할 수 없지만 몇 년 전부터 보관된 물질이 있는 것 같다”며 “폭발성이 큰 물질을 압수했다”고 말했다.

레바논 NNA통신은 베이루트 항구에 압수한 폭발물 저장창고가 있다고 전했다.

베이루트 항구의 한 근로자는 폭발이 폭죽과 같은 작은 폭발물에서 시작한 뒤 커졌다고 전했다.

항구에 오랫동안 보관된 물질이 관리 소홀 등으로 폭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우리와 무관…인도적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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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로 다친 부상자가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0.8.5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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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관리들은 베이루트의 폭발이 이스라엘과 관련이 없다며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을 부인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베이루트 폭발과 관련해 레바논에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군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최근 국경지역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등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또 최근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에 대한 유엔 특별재판소의 판결이 불과 사흘 남겨놓고 있었다.

오는 7일 유엔 특별재판소는 2005년 하리리 전 총리에 대한 암살을 주도한 혐의로 헤즈볼라 대원 4명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친서방정책을 폈던 하리리 전 총리는 2005년 2월 14일 베이루트의 지중해변 도로에서 승용차로 이동하던 중 트럭 폭탄테러로 경호원 등 22명과 함께 사망했다.

‘경제 위기’ 레바논에 엎친 데 덮친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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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큰 폭발이 발생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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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베이루트 폭발은 경제 위기가 심각한 레바논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일에는 나시프 히티 외무장관이 정부의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사임했다.

레바논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70%에 이르는 국가부채와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 하락, 높은 실업률 등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10월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에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반정부 시위가 수개월 동안 이어졌으며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위기가 심화했다.

레바논 정부는 올해 5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 지원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레바논은 1975∼1990년 장기 내전 등으로 국토가 황폐해졌고 2011년 이후에는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레바논은 이슬람 수니파 및 시아파, 기독교계 마론파 등 18개 종파가 얽혀있는 ‘모자이크 국가’이며 종파 간 갈등이 정치·사회적 문제 원인으로 꼽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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