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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마켓인]‘글로벌 큰손이라 불러다오’…해외 투자 속도내는 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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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확장성 갖춘 亞기업 투자 눈길

동남아 그랩에 2억달러 베팅 가속도

인도 인프라·中공유자전거 속속 투자

5000억 팬아시아펀드 2호 조성 순항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의 해외 투자가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장에 기반을 둔 인프라 사업에 투자 보폭을 늘리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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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최근 멀티 클로징을 마무리한 SSF(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2호를 통해 동남아시아 1위 차량 공유업체 그랩(Grab)에 2억달러(약 24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SSF2호에서 약 1000억원을 투입하고 SSF2호 출자자(LP)를 대상으로 공동투자를 결성해 나머지 금액을 투입할 방침이다.

그랩은 태국과 싱가포르 등 8개국(336개 도시)을 아우르는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다. 2012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재학 중이던 앤서니 탄(Anthony Tan)이 말레이시아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이택시(My Teksi)라는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했다. 이후 동남아 지역에서 힘을 못 쓰던 우버의 동남아 사업부문 등을 인수하며 지금의 규모를 완성했다.

국내에서 SK(034730)그룹과 현대자동차(005380), 네이버(035420) 등 국내 전략적투자자(SI)들에 이어 스틱도 투자자 대열에 합류했다. 동남아 지역 내 모빌리티 시장 확장성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 거금의 베팅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스틱은 앞서 지난해 10월 인도 배달업체 ‘던조’(Dunzo)에 1000만달러 투자한데 이어 지난달 인도 병원 체인 사히아드리 병원(Sahyadri Hospitals)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인도에서 두 번째 투자를 집행했다.

국내에서 생소한 인도 투자에 적극 나선 이유는 ‘성장’과 ‘확장’이라는 키워드와 흐름을 같이 한다. 스틱은 인도의 경제 성장과 인구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모빌리티·의료 인프라에 주목했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들의 투자가 시장점유율 확보는 물론 뚜렷한 이익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스틱은 지난 5월에도 중국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의 공유자전거 부문인 ‘디디칭쥐’(靑橘)에 우선주로 1000만달러(약 122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증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공유자전거 인프라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틱은 국내 PEF 운용사 가운데 신흥국 인프라 시장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8년 3170억원 규모로 조성한 아시아 투자 전용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목표수익률만 제시한 뒤 투자금을 모으는 펀드)인 ‘스틱팬아시아4차산업그로쓰(팬아시아펀드)’ 1호를 통해 중국 농업기업 조이비오와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기업 캠시스의 베트남 현지 법인 등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총 5000억원 규모의 팬아시아펀드 2호 조성 작업에도 한창이다. 올해 6월 수출입은행이 진행한 ‘글로벌 바이오헬스-K 펀드’ 출자사업에서 최종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전체 조성금액의 10% 수준인 450억원의 출자금을 확보한 점도 고무적이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이 확실하고 국내 기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적지 않아 2호 펀드 클로징도 속도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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