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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투구폼 바꾼 윌슨, 초반 고전 극복…QS로 클래스 증명[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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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트윈스 선발 윌슨이 지난달 28일 문학 SK전에서 6-2로 앞선 4회 이닝을 마치며 포수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있다.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투수다. 그런데 변화가 두 눈으로 뚜렷하게 보인다면 투수가 체감하는 차이도 클 수밖에 없다. LG 선발투수 타일러 윌슨(31)이 지난주 논란이 됐던 투구폼을 직접 수정한 채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초반 새 투구폼으로 인해 난조를 보였으나 4회부터는 페이스를 찾으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윌슨은 4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이전과는 다른 자세를 취했다. 주자가 없을 때 지난주까지와는 달리 디딤발이 되는 왼발을 축발인 오른발보다 뒤에 놓고 투구에 들어갔다. 지난주까지 윌슨은 와인드업시 양발을 나란히 놓고 투구에 임했다. 경기 초반 결과는 익숙치 않은 투구 모션으로 밸런스가 무너져 제구난조와 직면했다. 1회말 첫 타자 이창진에게 볼넷, 2회말 첫 타자 나주환에게도 볼넷을 범했다. 3회말에는 첫 타자 프레스턴 터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와인드업 모션으로 임한 경기 초반 타자와 대결에서 모두 상대를 출루시키고 말았다.

출루를 허용하고 셋포지션에 들어간 후에는 제구가 안정됐다. 그러나 첫 타자 출루에 대한 부담까지 이겨내지는 못했다. 1회말 나지완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1실점, 3회말 정주현의 수비실책으로 위기에 처했고 노림수를 두고 타석에 선 나주환에게 적시타를 맞아 2실점했다. 올시즌 구위 저하로 지난해처럼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지 못하는 윌슨에게 첫 타자 출루 허용은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결국 지난주 문학에서 벌어진 사건이 이번주까지 이어진 셈이다. 윌슨은 지난달 28일 문학 SK전에서 5회말 투구 도중 심판진으로부터 와인드업시 투구폼을 수정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심판진은 윌슨이 왼발과 오른발을 순서대로 한 차례씩 움직이고 투구동작에 임하는 것을 문제삼았다. 심판진 경고 후 윌슨은 투구전 왼발을 움직이지 않은 채 투구하며 선발 등판을 마쳤다.

그런데 이날 윌슨과 맞붙은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윌슨 투구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도 비디오를 봤고 심판 판정을 봤다. 하지만 내게는 일반적인 메커닉이었다. 윌슨은 오랫동안 그렇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윌슨이 심판진의 지적에 따라 투구폼에 변화를 주기는 했다. 그러나 만일 이로인해 제구가 안 되고 스피드 안 나오면 더 큰 뉴스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심판진을 향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윌슨이 한국땅을 처음 밟은 2018년부터 동일한 투구 메커닉을 유지하고 있고 상대 타자로 하여금 타이밍을 잡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는 게 류 감독의 의견이다.

3회까지 만만치 않은 경기를 한 윌슨은 4회부터 안정을 찾았다. 4회부터 6회까지는 모두 첫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새로운 투구 모션에 어느정도 익숙한 모습이었다. 김현수와 채은성도 각각 만루포와 투런포를 터뜨리며 윌슨을 지원했다. 이날 윌슨은 107개의 공을 던지며 6안타 3볼넷 6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최근 그랬던 것처럼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해도 무너지지는 않았고 시즌 6승, 10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거뒀다.

경기 후 윌슨은 변화를 준 투구폼에 대해 “여전히 많이 적응하고 조정해야 할 것 같지만 자신있게 던지려고 했다. 앞으로 경기하면서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경기 내내 집중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경기 초반 커맨드에 더욱 신경썼고 공격에서 동료들이 지원해줘 경기를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동료들에게 감사한 경기였다”고 대량득점을 올린 야수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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