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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40일 만에 입 연 윤석열 “독재·전체주의 배격”…與선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하고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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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검찰총장 신임검사 신고식서 “민주주의라는 허울 쓰고 있는 독재·전체주의 배격하는 게 진짜 민주주의. 자유 민주주의는 법의 지배 통해 실현” 강조

세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약 40일 만에 내놓은 공개 메시지를 두고 다양한 정치적인 해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윤 총장은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 배격하는 게 진짜 민주주의”라며 “자유 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서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지금껏 공개 발언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독재’, ‘전체주의’ 등 자극적인 표현을 쏟아낸 반면 최근 논란이 된 검사 몸싸움이나 수사권 조정 등의 현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정부와 여권이 장악한 현재의 국회 권력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윤 총장의 ‘독재 배격’ 발언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다만 지도부는 공식 대응을 자제했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 취임 이후 검찰이 수호해야 할 헌법 가치 중 하나로 자유민주주의의 중요성과 헌법 정신을 자주 언급해왔다.

이날 신고식에서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언급했다. 윤 총장은 앞선 발언에 이어 신임 검사들에게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며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 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수사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독재’와 ‘전체주의’라는 발언이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검찰 개혁 반대를 넘어선 사실상의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극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도 윤 총장 발언이 검찰을 견제하는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내포됐다고 봤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윤 총장은 이번 발언으로 정치권에 한발 담그게 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與 “반정부 투쟁 선언” 반발

윤 총장의 발언 후 4일 8·29 전당대회에 출마한 차기 민주당 지도부 후보부터 법조인 출신 의원들까지 일제히 윤 총장을 저격하고 나섰다.

먼저 국회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은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결론을 내리고 조국 장관의 낙마를 요구했다”며 “독재와 전체주의는 검찰권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하고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이끌려 한 본인의 자화상”이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윤 총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미래통합당의 검찰, 정치 검찰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정치를 하려면 검찰 옷을 벗어야 하기에 민주당은 윤 총장을 탄핵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그를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어제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검찰총장의 ‘민주주의’ 발언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막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공권력은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고 검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이원욱 의원도 ‘임명된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이기려 하는가’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고 일갈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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