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이 통과된 뒤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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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윤 의원은 이날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세상에 부동산 가격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나라는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을 정책 목표로 한다면 부동산 자산을 나라가 몰수한다는 건데, 그런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또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시장에서 스스로 조정이 일어날 것이며, 그 과정은 수많은 사람의 고통”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국민의 1%밖에 안 되는 사람에게 돈을 좀 더 걷으면 어떠냐고 하는데, 너무 무섭다”며 “국민의 1%도 기본권이 있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나. 사는 집에 중과세를 하는 이런 정부는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1% 사람들 이야기는 굉장히 폭력적”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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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람들 불편 없어야…정책 이해 못 하는 사람들"
정부ㆍ여당이 부동산법 통과를 위해 속도전을 벌인 것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쏟아 냈다. 윤 의원은 “먼 훗날에 전세가 없어지는 게 맞다 하더라도 지금의 시간을 사는 사람들은 월세라는 것에 적응이 안 되고 억울해한다”며 “과정을 매끄럽게 하는 게 정책의 일이지, 지금 정책을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것은 정책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정책은 현재 있는 사람에게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급작스럽게 정책을 추진하니까 (임대인들에게) ‘나를 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위기감을 조성해 감정을 상하게 한다”며 “정책 목표를 잘 달성하려면 이렇게 해선 안 된다. 정책의 목표가 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윤희숙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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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금과 같은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에도 실패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10년 뒤 700만명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했다. “통계를 보면 2017년 종부세 대상자가 33만명인데 지난해 51만명으로 늘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가격이 올라가니 종부세 기준도 계속 올라왔다. 10년 뒤면 700만명인데, 지금 1% 국민이라고 함부로 말할 일이 아니다”라는 게 윤 의원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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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윤준병 비판, 수준 높이는 코멘트 아냐"
강남 집값을 잡는 것을 목표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원하는 곳에 원하는 집이 가도록 규제를 풀어주고, 집이 없는 사람에 대해선 모자란 자산을 공급해 줄 수 있게 시스템을 고민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엉뚱하게 강남 집값을 잡는다고 하니 정책이 꼬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요가 많은데 잘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는 재건축ㆍ재개발은 눈 뜨고 못 본다는 게 이 정부 방향”이라며 “재건축을 허용해주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본회의 발언이 불러온 후폭풍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그는 박범계ㆍ윤준병 민주당 의원의 비판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코멘트 중에서 논의의 수준을 높이는 코멘트는 별로 없었고, 내 얘기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도 받았다”며 “(법안 통과 전) 제도적인 장치를 충분히 고려해서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얘기가 하나도 없었다. 그 얘기는 쏙 뺐는데, 이유는 자신들이 찔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발언이 관심을 끈 것에 대해선 “국민이 지금 상황을 굉장히 답답하게 여기는데 누군가 뚜렷한 언어로 표현해 주는 것을 기다린 것 같다”며 “그런 역할을 우리(통합당)가 못해 온 것에 대해 좀 미안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서울대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석사ㆍ박사 학위를 따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냈다. 4ㆍ15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에 영입, 서울 서초갑에 당선됐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과 김웅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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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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