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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몰락’ 단초 제공한 이석수, 국정원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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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신임 원장 취임 따른 불가피한 조치인 듯

2016년 우병우 수석 감찰 나섰다 朴정권에 찍혀

세계일보

국가정보원 청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석수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차관급)이 취임 2년 만에 물러났다. 이 전 실장은 박근혜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지내며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을 감찰, 박근혜정부 몰락의 한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새로 취임했고 기조실장은 국정원장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직책인 만큼 기조실장 교체는 불가피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이 전 실장이 다주택자라는 점이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비춰 부정적 요인을 미친 것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내놓는다.

문 대통령은 4일 새 국정원 기조실장에 박선원 전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임명했다. 차관급인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의 방대한 인사·예산을 관장하는 핵심 요직이다.

박 신임 기조실장 못지않게 주목을 받는 인사가 물러난 이 전 실장이다. 검사 출신인 이 전 실장은 이명박(MB)정부 말기 이 대통령 일가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사건을 수사한 이광범 특별검사팀에서 특검보로 활약했다. 이 특검팀은 사저 부지 매입 과정의 위법성을 밝혀내는 성과를 올렸다.

그는 박근혜정부 시절 신설된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실의 초대 감찰관을 지냈다. 특별감찰관의 임무는 대통령의 친인척 및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의 비위 의혹을 감찰하는 것이다. 2016년 당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관련한 감찰에 착수한 것이 이 전 실장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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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2016년 12월 박근혜정부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조사를 위한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청와대는 이 전 실장이 감찰 도중 특정 언론사 기자와 통화한 점을 문제삼아 “감찰 기밀 누설이자 국기문란 행위”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대통령 지시로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수사팀이 이 전 실장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는 지경에 이르자 이 전 실장은 결국 사표를 냈다. 특별감찰관은 이때 그가 물러난 뒤로 4년가량 후임자 충원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권의 강권 앞에 ‘완패’하는 듯했던 이 전 실장은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며 ‘반전’의 주인공이 된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낙마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됐다. 이 전 실장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 역시 흐지부지됐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MB 및 박 전 대통령과 모두 ‘악연’이 있는 이 전 실장을 국정원 개혁의 적임자로 여겨 2018년 8월 국정원 기조실장에 발탁했다. 그리고 거의 2년 만인 이날 박선원 신임 기조실장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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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왼쪽)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 전 실장은 2016년 박근혜정부의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으로 있으며 우 수석의 비위 의혹을 감찰하다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기조실장은 국정원장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데 국정원장이 바뀐 상황에서 이 전 실장이 그 자리에 더 있긴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과 호흡이 잘 맞는 인물을 고르다 보니 새롭게 박선원 실장이 ‘낙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현 정권의 취약한 고리인 부동산 문제가 이 전 실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 아닌가 하는 얘기도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고위 공직자들을 향해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팔라”는 강력한 권고를 내놓은 뒤에도 다주택자인 이 전 실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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