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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윤석열, 임명권자 위에 서려해" 범여권 격분…이낙연 "직분 충실해달라"(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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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주자들도 "정치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 그만둬야"

최배근 "탄핵해야…자신이 정치검찰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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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진 기자,정윤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작심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8·29 전당대회에 출마한 차기 지도부 후보부터 법조인 출신 의원들까지 일제히 윤 총장의 언행을 지적했다.

당 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직분에 충실하라"고 나직하게 경고했다. 이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특정 발언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며 "검찰총장, 감사원장 그 누구도 직분에 충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주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검찰총장의 '민주주의' 발언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막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공권력은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고 검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 요구인 검찰개혁을 검찰 수장이 나서서 독재, 전체주의로 폄훼하려 한다면 이는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며 "오히려 대다수 열심히 일하는 검사들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발단은 전날(3일) 윤 총장이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내놓은 '작심 발언'이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헌법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독재'라는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을 재차 저격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 총장의 발언이 '제 식구 감싸기'를 제지하려 했던 법무부와 여당, 검찰개혁을 추진한 정부의 흐름들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닌가 한다"며 "특히 오늘 (본회의를 통과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과 관련해 좀 비판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 의원은 "윤 총장의 어제 발언은 현안 발언이 아니라 정치색이 짙은 발언이라 부적절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총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불만도 나왔다.

최고위원 후보인 이원욱 의원은 '임명된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이기려 하는가'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검찰의 법 집행 권한은 윤 총장 말대로 '국민이 위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이 그 역할을 해낼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준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임명권자 위에 서려는 검찰총장을 보며, 검찰이 그간 무소불위 권력기관으로서 작용해왔던 모습을 뚜렷하게 읽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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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8.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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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윤 총장의 발언이 통합당에서 대환영 받는 이 상황을 정치적으로 중립성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전체주의 전국 검사장들을 일렬대오로 세우는 것은 자유주의인가. 권력형 비리에서 검찰권력의 비호는 제외한다는 말"이라고 날을 세웠다.

변호사인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상황은 검찰독재가 문제"라며 "민주주의는 국민이 지키니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데 주력하라"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 지킨다는 명분으로 사건조작하는 잘못은 뿌리 뽑겠다"고 일갈했다.

'조국 백서' 필진이자 변호사 출신 김남국 의원은 '반면교사'란 제하의 게시글에서 신임 검사들을 향한 메시지를 내놨다. 이 글에는 "자신이 아끼는 친구나 후배가 범죄행위에 연루되었거나 연루된 의혹이 있을 때, 더욱 엄격히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 포함됐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총장의 섬뜩한 자화상"이라며 "말이야 바른 말입니다만, 정작 이는 윤 총장 본인에게 해야 할 말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얼마 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독재'를 5번, '전체주의'를 3번 언급했다"며 "기득권이 독재 운운하는 모습, 이제는 새롭지 않다"고 꼬집었다.

원외 여권 인사들 역시 비판 수위를 높였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냈던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을 탄핵하라, 윤석열을 징계하라!"며 "윤석열은 자신이 정치검찰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대놓고 미래통합당의 검찰임을 선언했다"고 저격했다.

최 교수와 함께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윤석열 총장 발언을 보니 더 이상 말을 섞을 필요를 못느낀다"며 "가장 짜증나는 사람이란 무지한 이들이 아니라, 지적하는 바를 못알아 듣고 반복해서 멍청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자들"이라고 적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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