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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덮친 그곳, 확진 5배 급증…日이재민들 대피소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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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초 49명에서 한달새 243명으로 5배 늘어

67명 사망·실종..아직도 1400명 대피소 생활

열악한 위생환경이 코로나19 확산 불러와

이동 통제, 인력 부족으로 복구작업에도 난항

지난 7월 초부터 이어진 폭우로 67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온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서 한 달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5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NHK가 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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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구마모토현 히토요시 지역에서 한 주민이 폭우로 무너진 건물 잔해가 쌓인 거리를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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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를 비롯한 규슈(九州) 일대에는 지난 달 4일부터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2주 넘게 장마가 계속됐다. 구마모토는 구마강 범람과 산사태 등으로 600여채의 집이 파괴되고 5700여채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가장 컸다. 3일 현재도 727가구, 1408명의 주민이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수해 복구에 나서야 할 구마모토를 멈춰 서게 한 것은 코로나19다. 구마모토현은 지난 7월 초까지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가 49명이었으나, 한 달이 지난 8월 4일 현재 243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구수가 비슷한 미에(三重)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44명, 오카야마(岡山)현의 91명에 비해 훨씬 많다.

수해 피해지역의 열악한 위생 환경이 코로나19 확산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은 이재민들 간 사회적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대피소 수용 인원을 기존의 60%로 줄이고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에는 히토요시(人吉)시 대피소에서 일하던 30대 남성 보건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재민 400여명이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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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구마모토 히토요시 지역의 대피소에서 한 이재민이 박스용 종이로 만든 침대에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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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대피소를 꺼리는 주민들도 많다.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대피소에 머물지 않고 파손된 집이나 자동차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1000여 명에 달한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더 큰 문제는 피해 복구다. 구마모토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 외부로부터 자원봉사 인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현 내 인력으로만은 한계가 있어 복구 작업은 한없이 더딘 상태다.

폭우로 도로가 막혀 고립됐던 아시키타(芦北)정 시라이시(白石) 지역은 피해 한 달여가 지난 이번 달 1일에야 길이 뚫렸다. 물이 빠져나간 후에도 40㎝ 높이의 진흙이 남아있는 집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지역 주민은 NHK에 "지난 한 달이 너무 길었다"며 "빨리 피해가 복구되어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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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구마모토 야츠시로 지역에 폭우로 떠내려온 쓰레기가 쌓여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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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가 이재민 104명으로 대상을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32%가 "코로나19가 생활 재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자원봉사자 등 일손 부족'과 '감염 방지 대책을 지키면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불편함' 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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