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CC, 악재 우려에도 집값은 '껑충'..임대주택엔 글쎄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정부가 수도권에 13만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한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용산구 미군 캠프킴부지,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마포구 상암DMC, 과천 정부청사 등이 부지 대상이다.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에 대한 용적률은 500%까지 상향해 35층에 묶여 있던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주택공급확대 TF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서울권역 등 수도권에 대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논의한 뒤 최종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구리시 갈매더샵나인힐스 아파트에서 바라본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일대. 2020.8.4/뉴스1

정부가 태릉골프장 등 수도권 요지에 신규택지 발굴 계획을 밝힘에 따라 일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임대주택 물량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부 주민은 '악재'로 받아들이지만 집값에는 결국 긍정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정부는 4일 서울권역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신규택지 발굴을 통해 3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등 총 13만2000가구를 신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신규택지 중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해 화제가 됐던 태릉골프장 부지의 공급 가구수가 1만 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정부 과천청사 일대 4000가구, 서부면허시험장 3500가구, 용산 캠프킴 3100가구, 서울지방조달청 1000가구, 노후 우체국복합개발 1000가구,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600가구 등이다. 또 상암DMC 미매각 부지 등 공공기관 유휴부지 17곳을 활용해 9400가구를 공급한다.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지역의 경우, 일대 집값이 한동안 들썩일 것으로 전망된다. 태릉골프장이 대표적이다.

태릉골프장은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20일 주례회동에서 이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급부상 했다.

공급 계획이 알려진 직후 인근 지역 주민들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교통 체증, 그린벨트 훼손, 임대아파트 공급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 속에서도 일대 집값은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곳은 구리갈매지구다. 특히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갈매역 아이파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단지 전용 84㎡는 이달 들어 처음으로 8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 '갈매역 아이파크' 저가 매물이 모두 소진되고 호가가 올라갔다"며 "거래된 매물들은 모두 이전보다 2000만~3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 발표에는 태릉골프장 광역교통개선대책도 일부 포함됐다. 상봉~마석구간 경춘선 열차를 추가로 투입하고 화랑로 확장, 화랑대사거리 입체화, 용마산로 지하화, 북부간선도로 일부 구간 확장 등이다.

갈매지구 B공인 대표는 "오늘 교통대책이 나오긴 했지만 실거주자들에게는 미흡한 수준"이라며 "그래도 집값이 오르는 것은 기존보다 인프라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500가구 주택공급 계획이 발표된 마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인근에 거주하는 월드컵파크아파트 입주민들도 지금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임대주택이 대거 공급되면 학군이 타격을 입어 주거 선호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한 마포구 주민은 "상지초, 상암중 등 지역 선호 학군이 위치한 곳인데 임대주택 중심의 주택 공급이 이뤄지면 주거 선호도가 낮아져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통 체증, 임대 아파트 공급 등 우려에도 전문가들은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은 인근 지역에 '무조건 호재'라고 평가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임대주택 비율이 얼마나 되냐에 따라 분명 학군으로 인한 호불호가 갈릴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주택 공급으로 인구가 유입되면 주변 인프라가 발달하고 주거환경이 좋아지므로 지역 집값에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연구소 소장도 "주택이 대규모로 들어오면 주변 상권이 발달하고 교통망이 보충되기 때문에 입지가 좋아진다"며 "무조건 호재"라고 강조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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