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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1억 美틱톡커의 분노 두려웠나…트럼프 180도 말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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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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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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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태도를 180도 바꿨다. 중국산 동영상 공유앱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위협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인수도 거부하겠다더니 갑자기 승인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대신 협상시한을 줬다. 남은 시간은 6주.

MS는 왜 민감한 시기에 뛰어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왜 돌변했는 지를 두고 많은 추측이 제기된다.


태도 바꾼 트럼프 왜?

3일(현시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사티아 나델라 MS CEO(최고경영자)와 대화를 나눴다면서 틱톡 인수를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MS가 틱톡을 인수해도 괜찮다"면서 "MS가 지분 30%를 인수하는 건 복잡하다"고 했다. 틱톡 지분 전체를 인수하라는 뜻이다. 다만 협상시한(9월15일)을 넘길 경우 틱톡은 미국에서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MS에 틱톡의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사업 부문을 넘기는 것을 협상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 덕분에 거래 기회가 생긴 것을 언급하면서 “MS가 '키 머니'(key money, 권리금)을 내야한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만 해도 당장 틱톡 퇴출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했다. 같은날 MS의 틱톡 인수 추진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서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보였다.

하지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틱톡을 퇴출할 경우 미국내 1억명 가입자들의 분노를 살 수 있고, 이에 따른 정치적 법적 논란까지 커질 것이라며 만류했다고 보도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젊은 유권자들의 이탈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MS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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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숱하게 틱톡의 안보 위협에 대해 거론해왔다. 그런데 MS는 왜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인수전에 뛰어든 걸까.

워싱턴포스트(WP)는 MS가 최근 국방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제다이(JEDI, 합동방어인프라)' 계약을 따내는 등 미 정부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MS의 틱톡 인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안 우려를 잠재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MS는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제다이 입찰전에서 승리했다. 당시만 해도 아마존이 경쟁 선두를 달리고 있었기에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마존은 결과가 뒤집힌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다이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했기 때문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IT전문매체 리코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MS를 좋아하거나, 아니면 아마존보다 덜 싫어하기 때문에 제다이 사업에서 MS를 밀어줬다고 분석했다. 어쨋거나 이 덕분에 MS의 틱톡 인수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별다른 거부감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S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좋은 관계를 형성해왔다. 정부기관과의 거래가 다른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NBC뉴스는 전직 구글 리서치 과학자인 잭 풀슨의 자료를 인용, 2016년 이후 아마존이 미군, 미 연방수사국(FBI) 등과 350건 이상의 계약을 맺고 있고, 구글이 250건 이상을 체결한 반면, MS는 같은 기간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5000건 이상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제다이 입찰 예비결과가 이달말 다시 발표될 예정이기도 하다. 미 법원이 아마존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다.

MS가 틱톡 안보 우려를 잠재우며 인수에 성공한다면, 제다이 입찰에서도 승리를 따낼 명분이 하나 더 추가되는 셈이다.


MS는 왜 틱톡에 눈독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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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9일 미 하원 반독범 위반 조사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이 틱톡에 위협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경쟁자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렇듯 MS가 틱톡을 인수하면 단번에 페이스북, 구글과 SNS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MS는 틱톡 주사용자인 10~20대의 방대한 정보도 얻게 되는데, 이를 자사 콘솔게임인 엑스박스, 검색엔진 빙 등과 연계할 수도 있다.

또 SNS 사업을 한다는 건 결국 광고시장으로도 본격 진출함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은 매출의 98%가 광고에서 나온다. 코로나19 덕에 페이스북은 올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급증한 187억달러(약 22조3200억원)를 기록했다.

MS는 지난해 연매출이 1430억달러(약 170조7000억원)에 달했는데, 규모로만 페이스북 2개와 맞먹는다. 틱톡 자체에선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지만, 미래에 기대되는 매출이 어마어마한 셈이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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