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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역대급 무더위라더니…최장 장마에 에어컨 판매 '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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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가전 에어컨, 7월 성수기에 판매 급감…가전업계 울상

긴 장마에 속수무책…늦더위 와도 예년 수준 못 미칠 듯

습한 날씨에 제습기·건조기 등은 판매 늘어 '대조'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됐던 올해 여름, 예상외로 긴 장마에 가전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도 6월 들어 호조를 보이던 에어컨 판매가 7월 이후 급감하면서 성수기 특수가 실종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에어컨 최대 판매처인 수도권에서 이달 중순까지 역대 최장의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에어컨 시장의 성장세가 확연히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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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용산아이파크몰점 에어컨 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4일 전자업계와 가전 유통매장에 따르면 6월 들어 증가했던 에어컨 판매가 7월 이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대표 가전회사들은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에어컨 생산 공장을 풀가동하는 등 판매 증가에 대비했다.

특히 6월에는 일찌감치 찾아온 불볕더위 덕에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에어컨 판매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2017년에 세웠던 연 250만대 판매 기록 달성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중부지방의 장마가 이달 13일까지, 역대 최장인 51일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가전업계에선 "올해 에어컨 장사가 사실상 끝난 게 아니냐"는 정반대의 푸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에이드 등 주요 에어컨 제조업체의 지난달 판매 실적은 작년 7월을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올해 6월 실적에도 못 미쳤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가전 양판점도 에어컨 판매가 부진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컨 성수기가 6, 7월인데 그중에서도 통상 7월이 6월 판매량의 1.5배에 달할 정도로 판매가 몰리는 시기"라며 "올해 7월이 유독 덥지도 않고 집중 호우를 동반한 유례없이 긴 장마가 이어지며 에어컨 판매가 매우 부진하다"고 말했다.

인기 모델의 경우 최소 2주 이상 대기가 있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에어컨 재고 처리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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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용산아이파크몰점 에어컨 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전업계는 이달 중순에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에어컨 판매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예년 수준의 판매량 회복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평가가 많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해도 에어컨 판매 기간이 짧고, 신제품을 기다리는 수요자들은 내년으로 구입을 미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으뜸효율 환급 사업까지 더해져 올해 역대급 판매량을 기대했던 가전업계로선 뼈아픈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017년 250만대에 달하는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2018년과 2019년까지 3년으로 연속 가전업계의 효자 노릇을 해준 에어컨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장마가 길어지면서 판매가 늘어난 제품도 있다. 제습기를 비롯한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제습가전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일주일간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이들 제습가전 3종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50%가량 증가했다. 의류관리기가 작년 동기간에 비해 110%, 건조기 60%, 제습기는 20%가 각각 늘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폭우가 내리는 기간이 많아지면서 에어컨 판매가 줄어든 대신 제습기를 포함한 제습 가전 판매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며 "지난달부터 이달 현재까지 판매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그랑데 건조기의 경우 지난 한달간 전체 판매 실적이 작년 7월보다 40%, 올해 6월에 비해선 20%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건조기의 경우 긴 장마 덕도 있지만 신모델 출시에 따른 이벤트와 으뜸효율 환급제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는 것으로 보인다"며 "에어컨 판매 감소를 신가전이 일부 상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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