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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김부겸 아내 "제 친정 오빠로 곤혹"…누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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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아내 이유미씨, 큰오빠는 '반일종족주의' 이영훈…정치성향 논란에 "걸어온 길 살펴달라"]

머니투데이

/사진=김부겸 전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의 아내, 이유미씨가 4일 남편의 SNS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큰오빠인 이영훈 교수로 인해 김부겸 의원에 대해 안 좋은 말이 떠돈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하소연을 드린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반일종족주의'를 공저한 뉴라이트 진영의 대표 인사다. 민주당 당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당 지지층 일각에서 김 전 의원의 가족관계를 이유로 정치적 성향을 의심하는 데 따른 반응이다.

이씨는 "큰오빠가 대학 때 학생운동으로 제적되고 도망 다니던 시절, 형사들이 집을 들락거렸다. 셋째 오빠는 학생운동으로 투옥돼 재판을 받고 3년여간 옥살이를 했다. 남동생은 대학 졸업 후 미 문화원 폭파 사건으로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2년여 옥살이했다"면서 "그렇게 저는 민주화 운동을 하던 집안에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셋째 오빠의 친구였던 김 전 의원과 만난 후 "저 역시 1980년, 1986년, 1992년, 세 차례에 걸쳐 경찰과 안기부에 끌려갔다"고 전했다. 이씨는 "1980년 연애할 당시는 광주항쟁이 나자 남편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전국에 지명수배했고, 한은 대구지점에 다니던 저는 애인이라며 경찰청 대공분실에서 나와 잡아갔다"고 전했다.

이어 "군복으로 갈아입히고 수건으로 눈을 가렸다. 두 명이 밤새 취조했다. 한 명은 달래고, 한 명은 때렸다"면서 "남편의 소재를 캐물었지만, 실제로 어디 있는지 저도 몰랐다"고 적었다. 또 "서울로 압송당해 저를 큰오빠의 신혼집 근처 여관에 가둬두고 도청 장치를 붙였다"면서 "남편은 잡힐 뻔했지만, 큰오빠의 기지로 간발의 차로 도주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또 "결혼 후 1986년 남편이 복학해 서울대 앞에서 백두서점을 운영할 때 관악경찰서에서 나와 수시로 책을 압수해갔고, 둘째를 가져 만삭인 저는 두 차례 연행됐다"면서 "좌경용공서적을 소지, 판매했다는 죄였다"고 썼다.

아울러 "마지막은 1992년이다. 남편은 김대중 총재의 민주당 대변인실 부대변인이었다"며 "김대중 총재는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이선실'이라는 할머니 간첩을 내세워 남편과 저희 가족을 간첩단으로 몰았다"고 전했다.

이어 "남산 안기부로 저와 저의 어머니, 남편을 잡아갔다. 이선실이 간첩임을 알고 있지 않았냐고 몰아붙였다"면서 "그때는 민주화 이후라 매질은 하지 않았지만, 제가 앉은 의자를 발로 차는 등 폭력적 분위기였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이렇게 험난한 시절을 지나왔다. 오직 남편이 하는 정치가 올바르다 믿고 뒷바라지해 왔다"면서 "그런데 이제 와 제 친정 오빠로 인해 곤혹스런 처지를 당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옛날의 고통스런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고 있자니 눈물이 흐른다"면서 "부디 정치인 김부겸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여러분이 널리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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