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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해야지” 양우석 감독의 우직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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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양우석 감독 강철비2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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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데뷔작으로 천만 감독에 오른 이는 국내 영화계에서 드물다. 45세 나이로 입봉 후 스타 감독 덤에 오른 양우석은 '강철비'로 자신의 저력을 공고히 했다. 그런 양우석 감독이 신작 '강철비2'로 돌아왔다. 늘 사회에 선명한 주제의식을 던진 양우석 감독인 만큼 '강철비2'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양우석 감독의 신작 ‘강철비2’(감독 양우석·제작 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 이하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양우석 감독은 故노무현 대통령이 변호한 부림사건을 영화로 만든 ‘변호인’으로 단숨에 천만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지만 ‘강철비’로 완벽하게 귀환, 새로이 속편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강철비2’는 전작을 확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결의 작품이다. 정우성과 곽도원을 또 다시 캐스팅했다. 캐릭터 체인지를 통해 영화 주제를 확고히 하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엿보이기도 하다. 이에 양 감독은 “‘강철비’ 같은 경우 전쟁 가능성을 고민을 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의 배우들을 반대로 캐스팅했다.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연출의 반은 캐스팅이다. 남북을 바뀌어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7년부터 ‘강철비2’를 기획해왔다. 3년 간의 고생이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된 것. 그는 “100년 전 한국을 돌아보면 청일, 러일전쟁, 2차세계대전, 냉전 체제까지 우리 민족의 1/5이 죽었다.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지만 지금 여기까지 왔다. 그럼에도 우리를 둘러싼 남북 시뮬레이션이 모두 해외에서 진행됐다. 저는 해외 연구를 토대로 가져와 이야기로 압축했다”며 작품에 대한 의미를 전했다.

다만 정치적 담론이 제기됨에 따라 일부 반대 진영에서는 혹평을 던지기도 했다. 양 감독은 앞서의 논란들을 두고 시사회 때 징크스라 표현하기도. 개봉 전 논란들은 예비관객들의 큰 관심이기도 하다. 이런 시선들이 부담되거나 우려로 이어지진 않을까? 이를 두고 양 감독은 “상상력이 불편한 분들도 있다. 저로선 절박함이 있기 때문에 안타깝다. 극 말미 쿠키영상이 불편하다는 말도 있다. 제가 하고 싶은 메시지는 통일이 아니라 사이가 나쁘지 않은 외국이라도 되자는 것이다. 남북한 평화체제가 된다면 경제 성장은 확실할 것이다. 통일이 된다는 전제하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며 소신을 굳건히 드러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전작부터 이번 ‘강철비2’까지의 중심 소재인 남북한 평화 협정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양 감독은 “사실 30년 전 됐어야 할 시스템이다. 우리 사회가 이륙하게 될 것을 (작품을 통해)시뮬레이션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북한 정치적 담론을 다룬 만큼 많은 세대가 영화를 보길 원한다고 밝힌 양 감독은 “영화가 너무 어려울까봐 의도적으로 코믹한 코드를 넣으려고 했다. 미국 대통령을 일부러 코믹하게 넣었더니 관객들이 웃더라”고 덧붙였다.

작품은 대한민국 대통령인 한경재(정우성)이 북 위원장(유연석)과 미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의 갈등을 조심스럽게 해결하는 과정부터 북 내부 분열과 일본 등과의 대립 구도를 여실히 담아낸다. 다만 대한민국 대통령의 조심스러운 정치적 태도를 꼬집는 의견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양 감독은 “극 중 한경재의 모습이 가장 강한 대통령이다. 판타지라면 총도 잘 쏘고 해결하면 된다. 사실 극 중 미 대통령처럼 말을 세게 하는 것은 정말 쉽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가능성이 낮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속내가 드러나서도 안 된다. 명백하게 한반도의 분쟁이 외국의 이익이다. 한경재는 굉장히 강단 있는 인물이다. 저는 이런 지도자가 사실상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다. 인내심으로 기다렸다가 기회가 오면 낚는 인물이다. 긴급 상황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극 중 감금된 세 사람, 남한 대통령이 주도권을 갖지 못한 상황 속 벌어지는 일들은 하나의 풍자극이기도 하다. 특히 ‘강철비2’의 주 특징은 악역의 ‘부재’다. 이를 두고 양 감독은 국제 외교를 언급했다. 그는 “국제 외교에서는 악역이 없다. 외교란 국가 이익의 극대화다. 그래서 각국 처한 입장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당한다. 우리는 국가 이익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나. 우리 국민은 남북 관계를 언급하면 짜증을 내고 분노한다.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욕하는 것도 불쾌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실상 국가단위의 야생 세계에 살고 있다. 엄청난 불행은 잡아먹히는 입장이다. 한반도는 한 번도 그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너무 슬픈 지점”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처럼 영화에 대한 소신과 자국민으로서 응당 가져야 할 신념을 함께 거쳐가는 양 감독이다. 그는 “연출이라는 직업적 고민이 있다. 당연히 제 포지셔닝에 대해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영화는 예술이고 압축이지만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를 화두로 던지고 싶었다. ‘변호인’으로 많은 애정을 받았다. 영화라는 게 제작하기 힘들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위안을 한다”며 감독의 작품관을 드러냈다.

‘변호인’으로 청년들에게 ‘옳지 않은 것을 항의하고 고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양 감독. 그는 ‘강철비2’로 많은 이들이 남북 관계를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국민 개개인이 각성해야 할 일이다. 지도자를 잘 뽑는다고 해결되는 일 아니다. 국제 문제를 아주 기가 막히게 뚫어낸 시점은 온 국민이 똘똘 뭉쳤을 때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해낼 수 있겠다는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양우석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늘 누군가에게 짙은 여운을 선사한다. 연출과 주제 의식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정확하게 꼬집으며 그림을 그린다. 유난히 사회적 쟁점을 다룬 만큼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기도 하다. 그의 목적은 여느 감독들과 같다. 바로 관객들이 거리낌 없이 재밌게 보는 것. 또 하나 관객에게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영화의 여운을 물음표로 이어가는 것이다. 그저 관객들이 ‘맛있게’ 영화를 관람하고 집에서 여운을 몸소 느끼길 바라는 양우석 감독이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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