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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천억원대 부패스캔들' 카를로스 1세, 자국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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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세탁 자금 미래 수혜자는 현 국왕

CBS노컷뉴스 이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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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당시 스페인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왼쪽)와 펠리페 왕세자(현 국왕. 오른쪽)(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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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82) 전 국왕이 자국을 떠나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엘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이 보도했다.

왕실은 후안 카를로스 1세 상왕이 아들인 국왕 펠리페 6세에게 스페인을 떠나 있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발표했다.

후안 카를로스 1세는 사우디아라비아 측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받아 이를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해 돈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스위스 일간 라 트리뷘 드 주네브는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이 사우디의 전 국왕으로부터 고속철 사업과 관련해 1억달러(한화 약 1천200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고 조세 회피처에 자금을 은닉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고, 스페인 대법원은 지난 6월 카를로스 1세 상왕의 부당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 개시를 명령한 바 있다.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후안 카를로스 1세는 사우디의 메카와 메디나를 연결하는 고속철 사업권을 따낸 스페인 컨소시엄이 사우디 정부로부터 받아야 할 대금의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를 막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재의 대가로 사우디의 압둘라 전 국왕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이를 내연관계인 독일인 여성사업가 코리나 라르센을 통해 스위스의 비밀계좌에 넣어두고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카를로스 상왕을 둘러싼 부패의혹에 대해 "우려스러운 혐의들이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 수반인 총리가 전임 국가원수인 상왕을 공개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왕실 전체로 번지는 부패 스캔들

스페인 왕실의 부패 스캔들은 아들인 현 국왕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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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상왕인 후안 카를로스 1세의 2018년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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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된 자금의 미래 수혜자가 현 펠리페 6세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펠리페 국왕은 지난 3월 아버지 유산의 상속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전직 국왕에게 지급되는 국가연금도 취소했다.

후안 카를로스 1세는 딸 크리스티나 공주 부부의 공금횡령 혐의 등 잇따른 추문으로 왕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2014년 6월 퇴위를 선언하고 아들 펠리페에게 왕위를 이양했다.

후안 카를로스 1세가 외국 어디에 머물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그의 변호사는 카를로스 1세가 스페인을 떠나 있더라도 검찰의 수사에는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현행법상 국왕은 재위 기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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