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코로나 직격탄… 美 백화점 폐점 속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니먼마커스·JC페니 등 이어

로드앤테일러도 파산 신청

뉴욕 점포임대료 9년來 최저

세계일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중 하나인 로드앤테일러 백화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일(현지시간) 47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는 백화점이 속출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명품 상점가의 점포 임대료는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급감이 소비 감소로 이어진 때문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럭셔리 백화점 체인 가운데 하나로 194년 역사를 자랑하는 로드앤테일러(Lord&Taylor)가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판매 급증으로 매출이 하락세이던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826년 맨해튼의 작은 가게로 시작한 로드앤테일러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중 하나다. 로드앤테일러의 상징인 맨해튼 5번가 11층 건물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에 팔렸고, 어느 순간 월마트 웹사이트에서도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해 스타트업 르 토트가 1억달러에 로드앤테일러를 인수했지만, 코로나19가 덮치자 지난 3월 38개 지점을 잠정 폐쇄하고 온라인 판매만 해왔다. 앞서 백화점 니먼마커스와 JC페니, 의류업체 제이크루, 남성복 전문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 등이 코로나19 이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코로나19로 쇼핑 중심가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점포 임대료도 추락하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에 따르면 맨해튼에서 명품 브랜드가 몰려 있는 16개 주요 상점가의 2분기 평균 희망 임대료는 지난해 동기보다 11.3% 하락한 제곱피트당 688달러로 11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맨해튼 주요 상점가의 임대료가 제곱피트당 70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맨해튼 16개 주요 상점가의 1층 임대물건도 235개로 이전 최고기록인 2013년의 230개를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산업이 붕괴하면서 소비가 급락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올해 세계 명품 판매가 29%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NBC 방송은 “맨해튼 명품 상점가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임차료를 지불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소송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차료 연체로 인한 퇴거명령에 직면한 세입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렌트비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거나 퇴거소송을 금지하는 등 세입자 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 국면이 길어지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