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보수정부 원죄론’ 공방
홍남기 “영향 있었다” 가세
책임 물타기·회피용 비판
정치권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폭등 원죄론’을 두고 논쟁이 일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이 두 보수 정부의 부동산 부양정책 결과라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주장에 대해 여권 내에서조차 “부동산 실정 책임 희석용”이라는 반박이 나오면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과열을 조기에 안정시키지 못한 민주당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동산 폭등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누적된 부동산 부양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폐단을 극복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부동산 폭등의 ‘원죄’가 있는데도, 보수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흔들기에만 골몰한다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4년 ‘부동산 3법’ 조치가 지금(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범여권 내부에서조차 반론이 제기됐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방송에 나와 “국민 반발이 커지니까 불만을 엉뚱한 데로, 희생양으로 삼아서 돌리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4년 말에 나온 법이 폭등 주범이라고 할 근거가 뭐가 있나”라며 “그게 문제가 됐으면 (민주당도) 지난 3년간 국회에서 고치려고 노력을 해야 했는데, 왜 지금 갑자기 그 이야기를 꺼내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부동산 가격 상승 원인을 이전 정부에 돌리면서 ‘책임 희석·회피’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죄 정부’ 정당으로 지목된 통합당은 “민주당이 여전히 남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석준 통합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이 3년2개월 됐는데도 전 정권 탓을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황규환 부대변인도 “22번의 대책을 내놓고도 아직까지 전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은 스스로 졸속, 무능한 정책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박순봉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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