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재난관리 수준 세계 최하위 수준…北, 폭우에 '특급경보' 발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평안도·황해도 등 500mm 이상 폭우

경제난에 벌목·산지개간으로 산림훼손 심각

위기대응 행정력도 마비…홍수 등 수해 취약

아시아경제

리영남 북한 기상수문국(기상청) 부대장은 2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앞으로 장마전선이 저기압골과 합류되면서 이 보다 더한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는 황해남북도 남부지역, 평안북도 산간지역 등에서 2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하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00㎜에 달하는 '물폭탄'이 한반도 중부에 쏟아지면서 북한은 특급경보를 발령하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 북한 일부 지역에는 500mm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북한의 재난 위험관리수준은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수해로 인한 후유증이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밤부터 6일 아침까지 양강도·함경북도·나선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중급경보'가 내려졌으며 평안도·황해도·개성시·자강도 남부·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에는 '특급경보'가 발령됐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오전 6시만 해도 오는 5일까지 중부 이남 지역에는 폭우 중급경보를, 평안북도와 자강도의 일부 지역에는 주의경보를 발령한다고 보도했는데 대응 조치를 격상한 것이다.


방송은 "오늘 밤부터 6일 아침까지 장마전선과 중부지역을 지나가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폭우를 동반한 150∼300㎜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전망했다.


특히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 개성시, 자강도 남부, 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에서는 5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는 폭우와 많은 비, 큰물(홍수)에 의한 침수, 저수지 범람, 산사태 등 재해를 막기 위한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비정기적으로 한반도에 '물폭탄'이 쏟아질 때마다 북한은 심각한 수해를 입어왔다. 특히 1995년은 '100년 만의 대홍수'라 불리며, 68명의 사망자와 520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당시 북한은 우리 돈 17조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에는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함경북도 지방이 큰 피해를 입었다. 국제기구들은 당시 수해로 3만 7000여 채의 가옥이 훼손되고 500명 이상의 사망, 실종자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수해에 취약한 이유로는 부패로 얼룩진 행정당국의 무능과 더불어 심각한 산림훼손이 꼽힌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 산림자원 평가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산림 면적은 603만ha로 지난 2010년 624만2000ha보다 약 21만ha가 줄었다.


통일부가 2018년 배포한 산림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국토의 73%인 북한 산림 가운데 32%가 황폐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산림녹화 추진을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산지개간, 연료 활용을 위한 벌목 등이 지속되며 산림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남북은 2018년 4월 판문점선언에서 산림협력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선 사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남북관계 경색이 이어지며 실질적인 사업 진전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리영남 북한 기상수문국(기상청) 부대장은 2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앞으로 장마전선이 저기압골과 합류되면서 이 보다 더한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는 황해남북도 남부지역, 평안북도 산간지역 등에서 2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3월 발표한 북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재난 위험관리 수준은 세계 191개 나라 가운데 39번째로 취약했다. 특히 2004년에서 2018년 사이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북한 주민 660만 명이 타격을 받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유엔 재난위험 경감사무국(UNDRR)과 벨기에 루뱅대학교 재난역학연구소가 올해 발표한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세계에서 자연재해 사망자가 9번째로 많았다.


두 기관이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경제 손실 관련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20년 간 자연재해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7.4%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아이티(17.5%)와 푸에르토리코(12.2%)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큰 규모였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