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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인도의 코로나 과연 얼마나 퍼졌나…180만명? 이미 1억4천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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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집계와 달리 대도시 항체 형성 비율 매우 높아

뉴델리 감염률 23% 추정…매달 주민 조사 벌이기로

연합뉴스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뉴델리의 주민. [신화=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13억8천만명의 '인구 대국' 인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과연 얼마나 퍼진 것일까.

공식 집계 수치와 달리 주민 항체 형성 상황을 토대로 한 추정치가 워낙 큰 탓에 현지 확산 실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3일 인도 정부가 공식 발표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80만3천695명이다.

미국(481만3천647명, 이하 월드오미터 기준), 브라질(273만3천677명)에 이어 누적 확진자 수 세계 3위다.

다만, 인도의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100만명당 감염자 수는 1천309명에 불과하다. 세계 94위 수준으로 매우 낮다.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인도가 코로나19 방역에 선방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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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이. [월드오미터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검사 수라는 요인을 반영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미국의 누적 검사 수는 약 6천만건으로 100만명당 18만건꼴이고, 인도는 약 2천만건의 검사를 진행했다. 100만명당 1만4천여명을 검사한 셈으로 미국의 1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인도가 만약 미국 수준으로 100명당 검사 수를 늘린다면 누적 확진자 수는 2천100만명이 넘어선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 추정이 맞는다면 인도는 이미 세계 1위의 누적 확진자 보유국인 셈이다.

특히 주민 사회 항체 형성 비율을 토대로 계산하면 인도의 감염자 수 추정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인도 정부가 지난 4월 말 2만6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운데 0.73%가 이미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저명한 바이러스학자인 샤히드 자밀 박사는 이 수치를 토대로 BBC방송에 "5월 중순에 이미 인도 인구 중 1천만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밀 박사는 지난달 14일 현지 매체 와이어에는 한발 더 나아간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정부 발표가 맞는다면 누적 확진자가 2배로 증가하는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오늘(14일) 인도의 감염자 수는 1억4천만∼1억5천만명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다시 20일가량 흘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제 수 억명에 달했을 수 있다고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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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에서 코로나19 검사에 나선 의료진. [AP=연합뉴스]



이런 가정은 최근 뉴델리와 뭄바이에서 진행된 주민 항체 형성률 조사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인도 정부와 인도질병통제센터(NCDC)는 지난 6월 27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뉴델리 주민 2만1천387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23.5%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뜻이다.

이에 힌두스탄타임스는 NCDC의 결론이 맞는다면 뉴델리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미 470만명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3일 현재 뉴델리의 공식 누적 확진자 수는 13만7천677명에 불과하다.

지난달 말에는 뭄바이 빈민 6천936명의 혈청을 조사한 결과 이 중 57%에서 항체가 형성됐다는 연구가 공개됐다.

빈민가 외 지역 주민의 항체 보유 비율도 1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뭄바이의 인구가 1천800만명가량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300만명 가까이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뭄바이의 공식 누적 확진자 수도 11만6천436명에 불과해 이런 추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이처럼 인도 대도시 내 실제 확진자 수가 공식 집계보다 수십 배 클 가능성이 제기되자 인도 당국도 체계적으로 관련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특히 뉴델리 당국은 이달부터 매달 주민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해 감염 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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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고향행 버스를 타기 위해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가지아바드의 버스정류장에 몰려든 일용직 근로자와 가족들. [로이터=연합뉴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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