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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문대통령 '공약(空約)' 된 연차소진…여름휴가 2년 연속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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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이어 올해는 호우 피해로 일정 취소

올해 연차 소진 하나도 못해…휴가때 읽은 '책' 화제 되기도

뉴스1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20.3.3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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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기자,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3일부터 예정했던 여름휴가 일정을 취소했다. 최근 장마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중부지방 집중호우가 예고된 상황에서 청와대를 비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3일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계획된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호우 피해 대처 상황 등을 점검할 것"이라며 "추후 휴가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대응을 위해 여름휴가를 취소한 바 있어 2년 연속 여름휴가를 가지 못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름휴가 때마다 굵직한 사안들이 발생하면서 마음 편히 쉬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17년 7월11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인해 중국 관광객들이 급감하자 "이번 여름은 해외여행 대신 국내에서, 그리고 우리 농어촌에서 여름휴가를 보내자는 대국민 캠페인을 한번 벌여보자"라고 제안한 뒤 같은 달 30일 4박5일간의 첫 여름휴가를 떠났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기 직전인 7월28일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도발을 감행하면서 휴가 일정을 하루 연기하는 등 불편한 정국 속에서 휴가를 보내야만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경남 진해로 이동했다. 당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휴가지를 진해의 군 휴양시설로 잡은 데 대해 "북한 미사일 발사 등 긴급한 상황에서도 관련 내용을 신속히 보고받고 화상회의 등을 통해 군 통수권자로서 지휘권을 행사하는데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하기도 했다. 진해의 해군 시설에서 머물면서는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을 만나 양국간 방산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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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여름휴가를 떠났던 2017년 7월30일 강원도 평창을 찾아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을 관람하고 시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청와대)2017.7.3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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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인 2018년 여름휴가도 순탄치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은 당시 ‘콘셉트 없는 휴가’를 내세우며 충남 계룡대에서 휴가를 보냈지만,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었던 시점인 데다 청와대 조직개편 구상은 물론 계엄령 문건 파문, 기무사 하극상 논란까지 겹치면서 휴가 중에도 업무는 지속됐다.

특히 문 대통령은 휴가 중에 송영무 당시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기무사 개혁안을 보고받은 뒤 기무사 하극상 논란과 관련해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하고 남영신 육군 특전사령관을 발탁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에는 7월29일부터 8월2일까지 5일간의 여름휴가를 예정했었지만, 당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조치 시행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우대국가) 배제' 등으로 인해 결국 휴가를 취소해야만 했다.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험난했던 만큼 문 대통령이 취임 당시 약속했던 ‘연차 전부 소진’은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엔 "저는 연차휴가를 다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14일의 연차사용 가능일 중 8일(57.1%)만을 사용하는 데 그쳤다. 2018년에는 21일의 연차 중 12일(57.1%)을 사용했다. 지난해엔 연차 21일 중 5일만 사용해 23.8%의 소진율을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연차를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말과 5월초 징검다리 연휴 당시 연차를 쓰고 경남 양산을 내려갈 계획이었지만, 이천 화재 사고로 인해 연차를 취소하고 정상 근무를 했다.

대신 문 대통령은 근로자의 날이기도 했던 지난 5월1일 청와대 인근 곰탕집을 찾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참모진들과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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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8월2일 여름휴가를 맞아 찾은 계룡대에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 당시 문 대통령이 휴가동안 읽은 도서목록은 '국수國手'(김성동),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한국인 유일의 단독 방북 취재)'(진천규), '소년이 온다'(한강)로 전해졌다.(청와대 제공) 2018.8.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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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에겐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여름휴가이긴 했지만 휴가 때 읽었던 책들이 소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때문에 문 대통령이 올해엔 어떤 책을 읽을지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 여름휴가 때엔 '명견만리(明見萬里)'를 읽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SNS에 "책도 읽지 않고 무위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휴가 중 읽은 '명견만리'는 누구에게나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세권이지만 쉽고 재밌다"고 소개했고,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이듬해인 2018년 여름휴가 때엔 김성동의 소설 '국수(國手)', 진천규 전 한겨레 기자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부제 : 한국인 유일의 단독 방북 취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휴가는 가지 못했지만, 청와대 직원들의 추천으로 임홍택 작가의 책 '90년생이 온다'를 틈틈이 읽은 뒤 "직원들이 다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책과 함께 '새로운 세대를 알아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민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경험한 젊은 시절, 그러나 지금 우리는 20대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라는 글도 함께 적었다고 한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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